현대·기아차, 유럽 진출 41년만에 100만대 판매 고지 '사정권'

현대·기아차가 올해 유럽 진출 41년 만에 처음으로 자동차 연간 판매량 100만대 돌파를 사정권에 뒀다.

3일 현대·기아차는 '2018 파리모터쇼' 현장에서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기준 올해 1~8월 유럽시장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한 71만5050대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전년 대비 9.8% 증가한 37만8834대를, 기아차가 5.9% 증가한 33만6216대를 각각 판매했다. 최근 판매추이와 향후 3개월간 마케팅 집중화를 감안할 때 올해 100만대 판매량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렇게 되면 유럽은 미국과 중국에 이어 현대·기아차가 연간 판매 100만대를 돌파한 세번째 해외시장이 된다.

2008년 3.4%(현대차 1.8%, 기아차 1.6%)였던 유럽시장 점유율은 올해 6.4%(현대차 3.4%, 기아차 3.0%)까지 상승했다. 지난 2008년 업체별 판매 순위에서 10위였지만, 올해는 BMW와 다임러 등을 제치고 폭스바겐(25.1%), 푸조시트로엥(15.7%), 르노(10.7%), FCA(6.8%)에 이어 5위로 뛰어올랐다.

토마스 슈미트 현대차 유럽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
토마스 슈미트 현대차 유럽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
에밀리오 에레라 기아차 유럽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
에밀리오 에레라 기아차 유럽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

현대·기아차의 성장 배경에는 △소형·해치백을 선호하는 시장 특성에 맞는 i시리즈의 성공 △ix20, 씨드, 벤가 등 현지 맞춤형 제품 출시 등이 꼽힌다.

모델별로 현대차의 중소형 라인업인 i시리즈는 지난해 총 27만5918대(i10 9만3670대, i20 10만2484대, i30 7만9764대)로 전체 판매 대비 52.3%의 비중을 차지했다.

현대·기아차아는 앞으로 '고성능·친환경·SUV' 세가지 키워드를 바탕으로 유럽시장 공략을 강화하기로 했다. 먼저 고성능 분야에선 현대차가 지난해 하반기 출시후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두고 있는 'i30 N'의 판매를 확대하는 동시에 이번 파리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인 'i30 패스트백 N'으로 고성능 라인업을 확대하며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나선다.

친환경 차에서도 이미 유럽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아이오닉' 라인업을 비롯해 '코나 일렉트릭', '니로EV', '넥쏘' 등 친환경차 라인업을 대폭 확대한다. 유럽의 친환경차 선도 메이커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다.

에밀리오 에레라 기아차 유럽법인 COO는 “2020년까지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각 5종과 수소전기차 1종 등 총 16개의 전동화된 친환경차를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유럽 판매량 100만대 돌파에 집중하기로 했다. 지난 6월 출범한 유럽권역본부를 중심으로 시장과 고객의 요구에 발빠르게 대응한다. 유럽에서 제2의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나간다는 접근이다.

토마스 슈미트 현대차 유럽권역본부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최근 유럽시장 큰 허들인 국제표준주행모드(WLTP) 테스트 통과에서 현대차는 이를 통과한 소수 업체 가운데 하나”라며 “올해 사상 최다 판매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파리(프랑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