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블록체인 기업 200여개가 입주할 수 있는 집적단지를 서울 개포와 마포에 조성한다.
향후 5년간 1233억원을 집중 투입, 블록체인 산업을 활성화에 나선다. 민간과 함께 1000억원 규모 '블록체인 서울 펀드'도 조성한다. 블록체인을 서울시정에 본격 도입, 주요 정책을 모바일 투표로 결정하고 각종 증빙서류 제출 절차 등도 간소화한다.
유럽순방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은 3일(현지시간) 스위스 주크시청에서 간담회를 열고 '블록체인 도시 서울 추진계획(2018~2022년)'을 발표했다. 블록체인 마스터플랜을 바탕으로 우수 기업과 인재를 서울로 유인, 블록체인 선도도시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우선 서울시 행정에 본격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다.
온라인 투표시스템 '엠보팅'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 위·변조를 원천 차단한다. 내년부터 엠보팅을 재개발·재건축조합, 대학교, 마을 공동체, 협동조합 등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서울시 주요 정책 결정에도 반영, 시민이 참여 정책을 대폭 확대한다.
공공근로, 청년주택 입주 등 복지 대상자 선정에도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다. 신청자가 각종 증빙 서류를 발급하는 번거로움 없이 기관 간 온라인 정보 조회로 자격 검증을 마칠 수 있다.
중고차 소유권 이전, 사고정보, 성능·상태 점검 기록부도 블록체인으로 관리해 중고차 매매 신뢰도를 높인다. 내년까지 연 1만대가 거래되는 장한평 중고차 매매단지에서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이후 2020년부터 강서, 서초, 강남 등 다른 매매단지로 확대한다.
에코마일리지, 승용차마일리지 등 서울시에서 지급하는 5가지 마일리지는 'S-코인'으로 통합한다. 교통카드 충전, 지방세 납부에 활용 가능한 코인이다. 태양광 발전기 생산 전력도 블록체인으로 관리, 잉여 전력의 판매·구입 절차를 자동화한다. 본인 동의 하에 건강기록을 암호화된 블록에 저장하고 의료기관 간 공유하는 시스템도 개발에 나선다.
서울에서 열리는 블록체인 행사 가운데 국제적 경쟁력을 보유한 행사에는 최대 1억원(총 사업비 50% 이내)을 지원해 성장을 돕는다. 외국인 참가자 50인 이상 국제회의를 서울에 유치하고 '블록체인 in 서울' 투어코스를 개발해 서울의 블록체인 산업 거점을 소개한다.
박원순 시장은 “국내 최대 규모 블록체인 집적단지 설립을 비롯해 기업성장 전문 인재 양성, 기업성장 지원, 관련 마이스 산업 활성화까지 모든 분야 지원을 동시에 추진할 것”이라며 “우수한 기업과 인재를 서울로 유인하고 글로벌 시장 선점기반을 마련해가겠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