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광 기술을 기반으로 촉각이나 압력을 보다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소자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로봇이나 장애인용 인공피부 성능을 크게 높일 수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이상훈)은 빛의 편광 현상과 그래핀 소자를 이용해 정보 전송 용량을 기존 대비 2배 증가시킨 광소자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편광은 빛의 전기장 진동방향이 한 쪽으로만 존재하는 것을 뜻한다. 그래핀으로 편광 소자를 만들면 자기장 진동이 수평이나 수직 방향으로 향하는 수평·수직 편광을 구현할 수 있다. 기존 소자는 한 종류의 편광만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ETRI는 '마이크로 광기계 시스템 기술'을 활용해 하나의 소자로 수평과 수직 편광을 모두 선택해 쓸 수 있는 소자를 만들었다.
ETRI는 이 시스템 기술을 기반으로 압력 변화를 감지하는 광학식 압력 센서를 개발하고 사람의 몸에 부착할 수 있을 정도로 대면적화 할 계획이다.
광학식 압력센서는 기존 전기식 압력 센서가 가진 다양한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다. 전기식은 신호 간섭이 심하고 특정 정전용량 조건에서 소자가 단단해지는 문제가 있다. 또 손가락과 같이 구부러지는 곳에는 내구성 문제로 소자를 활용하기 어려웠다. 반면에 광학식은 신호간섭이나 소자 강도 변화에서 자유롭다. 구부러지는 부위에도 빛이 통하는 매질만 만들면 돼 쉽게 적용가능하다.
김승환 바이오IT연구본부장은 “새로 개발한 원천기술을 인공피부에 적용할 수 있도록 추가 연구개발(R&D)를 진행할 것”이라며 “넓은 범위에서 미끄러짐이나 압력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