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건축 1억 이상, 가격 아닌 설계공모...총괄건축가제도도 전국 확산

내년 말부터 우체국·주민센터 같은 동네 공공건축도 설계 1억원 이상 용역은 가격 입찰이 아닌 설계공모로 실시한다. 개별 건축물이 아니라 지역 공간환경 전체 개선을 기획하고 조율할 총괄·공공건축가 제도를 전국으로 확산한다.

국가건축정책위원회(위원장 승효상)는 공공건축 혁신을 위한 9대 핵심과제를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달 대통령이 참석한 '대한민국 생활 SOC 현장방문' 행사 후속 조치다. 문재인 대통령은 투자 확대와 함께 질적 혁신도 병행해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지역밀착형 생활SOC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토교통부·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조달청등은 9대 핵심과제를 실현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전국으로 총괄·공공 건축가 제도를 확대한다. 공공건축 혁신 성공사례로 꼽히는 서울시와 영주시는 이미 총괄 건축가와 공공건축가를 도입해 주민이 필요로 하는 기능과 디자인을 사업계획에 반영했다. 정부는 지역 맞춤형 확산모델을 마련하고 선도 지자체를 선정해 모델을 우선적용하는 시범협력사업을 실시한다. 올 해 내로 2개 지역을 선정하고 내년에는 10개 지역으로 확대한다.

혁신 사례로 꼽히는 공공건축물
혁신 사례로 꼽히는 공공건축물

건축설계용역시 가격입찰을 축소해 품질로 승부하는 설계 시장을 조성한다. 현재 2억1000만원 미만 설계는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 시행령에서 가격 입찰로 규정됐다. 이를 1억원 미만으로 낮춰 설계 공모 위주로 전환한다. 설계 1억원 정도 사업은 3층 330㎡ 규모 20억~25억원이 투입되는 건축물이 해당된다. 앞으로 가격 위주가 아닌 건축가 재능이 반영되는 설계 공모로 용역이 이뤄진다.

설계자 참여가 배제되고 있는 공공건축 시공과정에서도 설계자 의도가 구현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할 예정이다. 깜깜이 설계와 시공이 이루어지고 있는 소규모 건축물 시장에 대해서도 우수 업체에 대한 기준과 등록 제도를 마련해 국민들이 믿고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국건위는 밝혔다.

지역개발사업에서 건축설계 프로세스도 정상화한다. 사업계획 확정 후 통상 실시설계나 시공이 바로 진행되면서 정상적인 설계단계가 생략되고, 소규모 시설물은 하도급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지역개발사업 전체 경관이나 품질이 현격히 저하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다.

승효상 국건위 위원장은 “공공건축 혁신을 통해 양질의 창의적 일자리 증가 등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무엇보다 우리 주변에 좋은 공공건축들이 많아지면 동네의 환경이 바뀌고 주민들의 삶도 보다 풍요로워질 것으로 확신하며, 특히 지방 중소도시에서 더 큰 체감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표> 공공건축 혁신 9대 핵심과제

공공건축 1억 이상, 가격 아닌 설계공모...총괄건축가제도도 전국 확산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