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궐련형 전자담배(가열식 담배)에 기존 담배와 동일한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최근 제네바에서 열린 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제8차 당사국총회는 다국적 담배 기업의 열띤 장외 여론전에도 불구하고 가열식 담배를 담배와 동일한 기준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가열식 담배는 불로 담뱃잎을 태우는 대신 전기로 가열해 증기를 흡입하는 방식으로 기존 담배보다 유해성이 적은지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베라 루이자 실바 FCTC 사무국장은 “담배가 다시 일반화돼서는 안 된다. 담배회사들은 가열식 담배가 위해성을 줄인 상품인 듯 주장하는데 목적은 결국 담배를 파는 것”이라 지적했다.
FCTC의 가이드라인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조약 가입국 담배 규제 정책에 영향을 미친다.
FCTC는 2003년 WHO 총회가 만장일치로 채택한 보건 분야 첫 국제협약으로 181개국이 비준했다. 한국도 2005년 5월 비준했다.
카르멘 오데라 FCTC 자문위원은 “가열식 담배에 관해 장기간 축적한 데이터가 없는 가운데 가열식 담배 광고를 전면 허용하면 금연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면서 “금연할 뜻이 있는 사람도 팔리는 물건이 있으니 금연을 안한다. 담배 제조업체는 결국 사람들이 원래 피우던 담배를 다시 피울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고 우려했다.
모이라 질크리스트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 부사장은 “유해성을 줄인 담배의 잠재적 이익을 WHO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담배를 끊지 못하는 사람은 새로운 제품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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