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 총재 "금리 결정에 외부 의견 의식 않겠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외부 의견을 너무 의식해 금리인상이 필요한데도 인상을 하지 않는다든가, 인상이 적절치 않은데도 인상하는 결정은 내리지 않겠다”며 '정부 입김'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주열 한은 총재 "금리 결정에 외부 의견 의식 않겠다"

이 총재는 지난 5일 인천 한국은행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워크숍 모두발언에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본연의 권한과 의무에 충실해 합리적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서 (주택가격이) 단기간에 크게 오른 것은 주택수급 불균형, 개발계획 발표 이후 주택가격 상승 기대심리 확산 등 여러 요인이 같이 작용한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 어느 요인이 주요 요인이냐는 논쟁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낙연 총리에 이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까지 “집값 폭등은 저금리 때문”이라는 언급을 의식한 발언이다.

일각에선 정부 측의 잇따른 금리인상 압박으로 한은의 운신 폭이 좁아졌다고 보고 있다. 10월 금통위서 바로 금리를 올릴 경우 '정부 입김' 지적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불균형'도 재차 거론하며, 금리 결정 추가 '물가안정'보다 '금융안정'으로 기울었음을 시사했다.

금융불균형은 시장에 실물 가치보다 더 많은 자금이 풀려있는 것을 의미한다.

이 총재는 “소득보다 빠른 속도의 (가계부채) 증가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언젠가는 금융안정을 저해하는 위협요인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금융불균현형 임계점은 추정방법에 따라 불확실하기 때문에 특정 수준에 얽매일 것은 아니고, 소위 경계수준에 근접해 있다고 한다면 경계심을 갖고 대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9월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난 직후에도 금융불균형을 언급하며, 통화정책 완화 축소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 "금리 결정에 외부 의견 의식 않겠다"
이주열 한은 총재 "금리 결정에 외부 의견 의식 않겠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