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수술, 진료비 거짓 청구 등 의료법 위반에도 불구하고 각종 편법을 동원해 진료를 지속하거나 행정처분을 회피하는 의료인이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상희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국민권익위원회 실태조사 결과 불법 의료행위로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의사가 의료기관 개설자를 변경하거나, 아예 의료기관을 폐업한 후 다른 의료인 명의로 신규 개설하는 등 '편법' 운영 사례가 밝혀졌다.
대리수술로 적발된 개원의 A씨는 관할보건소에서 4개월의 의료기관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겠다고 판단하자 사법기관 결과가 나올 때까지 행정처분을 유예해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영업정지 처분 직전에 의료기관을 자진 폐업 신고하는 '꼼수'로 행정처분을 회피했다. 보건소는 영업정지 처분이 불가능해 종결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
의사 B씨는 진료비를 거짓으로 청구했다가 자격정지 7개월(2017년 9월~2018년 3월)의 행정처분을 통보받았다. 2017년 6월 병원 개설자를 C씨로 변경 신고해 운영을 지속했다. 행정처분이 끝나자 본인 명의로 다시 바꾸는 등 자격정지 기간에만 의료기관 개설자를 바꿔 병원을 운영한 것이다.
D의원 의사 E씨는 진료비 거짓 청구로 자격정지와 영업정지 처분을 받자 의료기관 폐업신고를 했다. 이후 D의원의 봉직의 F씨가 동일한 곳에서 G의원을 개설했다. E씨는 자격정지 기간이 끝나자 G의원 개설자 변경신고를 통해 공동명의로 바꿨다. 자격 정지된 의사가 행정처분 회피를 위해 병원을 폐업한 후 같은 곳에서 다른 의사 명의로 병원을 개업했다.
김상희 의원은 “의료법 위반으로 마땅히 처분을 받아야 할 의료인이 각종 편법을 동원해 행정처분을 회피했다”면서 “향후 의료법도 국민건강보험법처럼 업무정지 처분에 대한 처분 승계조항을 둬 편법이 더는 통하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장윤형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wh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