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랩이 직원 반발에 서비스사업부 분사 결정을 철회했다. 분사 결정 약 3주 만이다.
권치중 안랩 대표는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권 대표는 “의견수렴과정을 토대로 서비스사업부 구성원 상당수가 이번 분할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이사회에 해당 안건을 긴급상정하고 분할조치의 철회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권 대표는 “분사 발표 후 소셜미디어와 구성원을 통해 전해지는 반응, 언론 뉴스를 보고받으면서 대표로서 자기반성과 지금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감을 갖게 됐다”며 철회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달 14일 안랩 이사회는 보안관제, 컨설팅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서비스사업부를 분사해 '안랩BSP(가칭)'를 설립하는 내용의 서비스사업부 물적 분할을 의결했다. 보안서비스 경쟁력 강화가 주된 이유다.
하지만 이후 회사 내부에서 '충분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직원 반발은 노조 창립으로 이어졌다. 안랩 노조는 지난 1일 노동부에 설립 신고를 마치고 공식 출범했다. 창사 23년 만이다.
내부에서 매각과 구조조정을 위한 사전작업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불거지자 권 대표가 직접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권 대표 “분사 계획은 정체된 서비스사업부 성과를 끌어올리고, 결실을 사업부 구성원 모두가 향유할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었다”면서 “매각이나 구조조정 등의 방편으로 생각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안랩BSP 설립이 바람직한 조치라는 것은 조금도 의심하지 않지만 이로 인해 임직원 간 불화가 지속한다면 상호존중이라는 안랩 핵심가치를 저버리는 것”이라면서 “보안 사업 존립기반을 흔들어버려 대표이사로서 용단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