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개구리 연골세포 연구로 새로운 관절염 치료 방안을 찾아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총장 정무영)는 박태주 생명과학부 교수팀이 '아프리카발톱개구리' 연구를 통해 개구리 속 '인테그린 베타 라이크 원(ITGBL1)' 유전자가 연골 형성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 사이언스 자매지 '사이언스 중개의학' 10일자(현지시각) 온라인판에 게재했다. 이 유전자를 조절하면 관절염 악화를 막고, 연골 재생도 촉진할 수 있다.
연골의 주요 성분은 연골세포가 아니라 단단한 세포 밖 물질(세포외기질)이다. 연골세포는 세포외기질과 신호를 주고받으며 견고한 조직을 만드는데, 수개월에서 수년 정도의 긴 시간이 필요하다. 연골 재생이 매우 어렵고, 연골이 닳아 생기는 관절염을 쉽게 치료하기 어려운 이유다.
박 교수팀은 세포 표면에 있는 '인테그린 단백질'이 초기에는 연골조직을 만들도록 돕지만 시간이 지나면 연골 형성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에 먼저 아프리카발톱개구리 연골 세포에서 얼굴 연골로 분화하는 'ITGBL1 유전자'를 찾아냈다. 'ITGBL1 유전자'의 발현으로 만들어진 'ITGBL1 단백질'이 인테그린 신호를 억제해 연골조직 생성을 촉진한다는 사실도 밝혔다. 'ITGBL1 유전자'는 얼굴 연골조직을 만드는 과정에서 '인테그린 신호를 줄여야 하는 시기'에 맞춰 분비됐다.
박 교수는 “인체에 관절염이 생기면 특정 효소를 분비해 연골을 분해하고, 분해된 연골 조각이 다시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악순환이 나타난다”면서 “이런 현상의 원인이 인테그린 활성화였고, 따라서 ITGBL1 단백질 분비를 억제하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테그린의 과도한 활성화는 관절염뿐 아니라 암, 과민성 대장증후군, 건선 등 여러 질환과도 연결돼 있다. 치료 관점에서 주목할 점은 'ITGBL1 단백질'이 세포 밖으로 분비돼 세포 외부에서 작용한다는 사실이다. 이 덕분에 바이오 신약으로 활용할 수 있고, 세포치료제로서 발전 가능성도 높다. 박 교수팀은 이 연구결과를 활용해 관절염 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후속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