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마드리드와 계약한 쓰리디팩토리... "더 먼 곳 보고 있죠"

오병기 쓰리디팩토리 대표
오병기 쓰리디팩토리 대표

“괜히 레알마드리드가 저희를 선택했겠어요?”

오병기 쓰리디팩토리 대표는 자신감이 넘쳤다. 레알마드리드와 가상현실(VR) 앱인 '레알마드리드 가상세계(RMVW)'구축·운영 계약을 맺어서다.

레알마드리드는 세계 최고 수준 스포츠 클럽이다. 레알마드리드 팬은 3억명으로 추산된다. 1년간 직접 레알마드리드 경기장을 찾는 팬은 30만명 규모다. 간극을 매우기 위해 가상현실 투어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쓰리디팩토리와 손을 잡았다. 축구 홈 경기장인 산티아고베르나베우 스타디움과 선수들 훈련 시설이 밀집한 레알시티 등을 가상현실로 구현한다.

오 대표는 “세계 팬들에게 실감 나는 레알마드리드를 제공하기 위해 최첨단 기술로 경기장과 레알시티를 구현한다”며 “지단, 베컴 등 역대 선수와 현역 선수를 가상공간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방문한 전 세계 팬들 간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약 120여개 언어를 실시간으로 통역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쓰리디팩토리 강점은 VR 기술에 근간이 되는 컴퓨터 그래픽스(CG)분야다. 2008년 3D안경 사업을 하면서부터 그래픽 기술을 축적했다.

축적된 기술로 고(故) 김광석, 신해철, 유재하 홀로그램 콘텐츠를 국내 최초로 제작했다. 세계에서 세 번째다. 디지털 휴먼(인간 모사)은 'CG 궁극의 목표'라고 불리는 어려운 기술이다. 몸짓과 표정, 음성까지 구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VR 사업 경험이 많다는 점도 계약에 긍정요소로 작용했다. 쓰리디팩토리는 국내 60개 '캠프VR'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과학기술정통부가 해외 유통 거점 지원사업으로 지정했을 정도로 VR서바이벌 게임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쓰리디팩토리는 VR 게임장을 네트워크로 연결한다. 네트워크 환경이 좋지 않은 동남아시아, 중동에서도 원활한 접속이 가능하게 연구·개발했다. 로컬접속만 지원하는 보이드나 제로레이턴시와 같은 유명 서구 VR업체와 비교해도 우위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지식재산권(IP) 보유사 워너브라더스, 마블코믹스와 IP계약을 논의했다. 유명 IP인 터미네이터는 이미 계약을 끝내고 11월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지금까지 IP없이 기술로 사업을 확장했다면 이제는 유명 IP를 기반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오 대표는 “그래픽, 네트워크 기술력은 세계 어디를 내놔도 뒤지지 않는다”며 “컴퓨터그래픽(CG) 특히 디지털 휴먼 분야는 독보적”이라고 말했다.

오 대표는 VR 시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3년 후에는 국내 VR시장이 스크린골프처럼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한다. 근거로 거대 업체가 VR사업에 진출하고 있다는 점을 든다. VR열풍이 불던 시기가 아니라 타당성을 평가한 뒤 확장하는데 무게감을 뒀다.

오 대표는 “현대백화점, GS리테일, KT 등이 VR사업에 뛰어든다는 건 시장성이 있다는 이야기”라며 “스티븐스필버그 영화 '레디 플레이 원' 같은 세계도 상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VR 기술 이후도 바라보고 있다. 쓰리디팩토리는 RMVW 프로젝트에서 기술을 선 보이는 것 외에도 온라인 아이템 구매, 서비스 또는 광고 등을 통해 수천억원 가치 창출을 기대한다.

오 대표는 “더 많은 사람, 새로운 아이디어와 함께 하고 싶다”며 “디센트럴랜드, 세컨드라이프처럼 가상 세계 공간을 통한 사업 등 다양한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