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평사, 남북관계 진전에 큰 관심…김동연 부총리, IMF·WB에 “北 개방에 역할해달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제임스 맥코맥 피치 국가신용등급 글로벌 총괄과 악수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제임스 맥코맥 피치 국가신용등급 글로벌 총괄과 악수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피치(Fitch), S&P가 최근 남북 관계 진전에 큰 관심을 표했다. 우리 정부는 남북 경제협력은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 성장잠재력을 확충할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참석차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 중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2~13일(현지시간) 피치, S&P 최고위급 관계자와 면담했다.

신용평가기관들은 최근 남북 관계 진전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에 김 부총리는 올해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빠른 속도로 한반도 평화정착과 비핵화를 위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부총리는 “주요국, 국제기구 등 국제사회와 긴밀한 공조로 남북 경제협력을 차분하고 질서 있게 추진하겠다”며 “향후 남북관계 개선 등 관련 진전사항을 신용평가기관에 신속히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또 우리 경제의 긍정적 측면을 국가신용등급 평가시 충분히 반영해줄 것을 당부했다. 신용평가기관들은 이번 면담이 한국 주요현안에 이해를 높이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언급하고, 김 부총리의 적극적 소통 노력에 감사를 표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와 악수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와 악수하고 있다.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에 북한 개혁·개방, 경제 개발 관련 적극적 역할을 당부하기도 했다.

김 부총리는 13일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를 만나 “북한이 개혁·개방을 추진하고 국제사회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IMF가 적극적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김용 WB 총재와 면담에서도 북한 개발과 관련 당부의 뜻을 전했다.

김 부총리는 “북한 제재 등 북한 관련 상황 진전을 봐가면서 국제사회 동의를 전제로 적절한 시기가 되면 북한 개발지원을 위해 WB가 적극적 역할을 해달라”고 밝혔다.

정부는 두 국제기구에 기금 출연을 약정했다.

김 부총리와 라가르드 총재는 작년 말 종료된 '한국-IMF 기술협력기금'(KSA641)을 연장하는 협약에 서명했다. 이 기금은 한국이 IMF 회원국 기술지원 사업을 위해 출연한 신탁기금이다. 한국 정부는 올해부터 2022년까지 5년간 2000만 달러를 기금에 추가 납입한다.

김 부총리와 김 총재는 한국-WB 협력기금(KWPF) 연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한국 정부는 내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WB에 1억4000만 달러를 출연한다.

앞서 12일 김 부총리는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만나 한국이 환율조작국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미국 재무부는 이달 중순 환율 보고서를 발표한다. 2016년 상반기 보고서부터 다섯 차례 연속 관찰대상국(monitoring list)으로 규정된 한국 지위에 변동이 있을지 주목된다.

므누신 장관은 김 부총리 설명과 한국 정부의 정책적 노력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앞으로도 양국이 긴밀하게 소통·협력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