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전 세계 '기술 스타트업 허브'로 도약하는 가운데 타깃 맞춤형 현지 창업과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 파트너십 활용 필요성이 제기됐다. 인공지능·머신러닝·로보틱스 등 유럽 각국에서 수요가 증가하는 딥테크 분야 기술 생태계에 조기 진입하는 전략이다. 매년 급증하는 유럽 내 투자 자금과 기술, 네트워크를 발판 삼아 글로벌 시장으로 성장을 꾀한다.
OTRA(사장 권평오)는 15일 '유럽 스타트업 생태계 현황과 협력방안' 보고서를 발간하고 우리 스타트업 유럽 진출방안과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 시사점을 제시했다. 유럽 10개국 스타트업 생태계 현황과 트렌드, 기업 사례, 지원정책 등도 함께 전달했다.
유럽 각국은 4차 산업혁명 전략 일환으로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역점을 기울인다. 유럽 중심 도시인 런던, 베를린, 파리, 스톡홀름, 암스테르담은 글로벌 20대 창업 생태계로 선정됐다. 지난해 유럽 내 스타트업 투자는 전년대비 84% 급증한 191억6800만달러(약 21조7000억원)를 기록했다.
유럽 기업과 정부는 신기술 확보를 위해 해외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늘리는 추세다. 특히 인공지능을 비롯한 딥테크 기술을 기존 산업과 접목해 발전시키기 위한 수요가 크다. 기술 역량이 뛰어난 우리 스타트업이 성장 초기단계부터 글로벌화를 촉진하는데 최적의 입지라는 설명이다. 알파고로 유명한 구글의 딥마인드 역시 영국에 기반을 둔 회사다.
한국 7개 핀테크 기업도 영국의 세계적인 엑셀러레이터 레벨39에 입주했다. 인공지능 비즈니스 플랫폼 개발 업체인 M사는 오스트리아 정부의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 선정, 지원을 받고 있다.
유럽은 자금 조달이 쉽고 창업절차도 간소해 스타트업 사업 환경이 우수하다. 반면 한국 스타트업 유럽 진출은 전체 해외진출 창업 가운데 10% 정도로 비중이 낮은 편이다. 최근 들어 고부가가치 업종에서 진출 시도가 속도를 내면서 현지 창업 생태계도 재조명되는 추세다.
보고서는 유럽 현지 생태계 진입을 통한 스타트업 성장을 제안했다. 현지 인큐베이터, 액셀러레이터 등을 활용한 시장조사 및 대기업 협업, 컨설팅 기회 확보가 초기 성장단계 스타트업에게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국가·도시별로 매우 다양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운영하고 주력 분야도 차이를 보이는 유럽 특성 상 타겟 시장과 투자처를 명확히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현지 대기업이 운영하는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 파트너십도 유망하다. 최근 기업 기능의 수직적 분해가 확대되면서 유럽 내 글로벌 대기업·금융기관도 스타트업 육성에 적극적이다. 국내 스타트업 S사도 독일 바이엘로부터 5만유로를 투자 받고 베를린 소재 제약부분 본사에 입주했다.
유럽 각국 정부는 스타트업이 기존기업에 자극과 혁신을 제공하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질적인 혁신과 일자리 창출은 스타트업이 스케일업 했을 때 발생한다는 관점에서 장기적인 발전기반 구축에 나섰다. 산업별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스타트업 성장기반 구축하고 글로벌화 역량을 보유한 대기업에 스타트업을 연결, '상호 윈-윈'하는 협력관계 창출을 유도한다.
권평오 KOTRA 사장은 “스타트업 성장 지름길은 해외진출”이라며 “대통령 유럽 방문을 계기로 KOTRA가 기관 간 시너지를 위해 중소벤처기업부 등과 공동 개최하는 '한·불 스타트업 서밋'이 최근 발전 중인 유럽 스타트업 생태계와 우리 스타트업 협력 강화를 위한 큰 밑거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럽 주요국 스타트업 지원 정책(자료:KOTRA 조사 작성)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