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관련 부품 전문회사를 창업, 10여년간 견실한 성장을 이룬 이희장 씰링크 대표는 믿었던 직원의 부정행위로 한 순간 빚더미에 올라앉았다. 사업을 포기하고 사무실, 공장을 팔았지만 수억원의 개인 채무로 생활고에 시달렸다.
수돗물로 끼니를 때우면서도 그를 일으켜 세운 동력은 '긍정적인 마음'이다. 재기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 경영 과오를 깨닫고 다시 한 번 창업에 도전, 거래실적 확보에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다음 목표는 수출과 고용창출로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히든챔피언이다. 삼성전자, 효성, LG전자 등을 고객사로 둔 씰링크는 밀폐장치 분야 기술력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적인 마음은 한계가 없지만 부정적인 마음은 할 게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수기를 중소벤처기업부 2018 혁신적 실패사례 공모전에 제출, 대상(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중기부는 이 대표를 비롯해 공모전 수상자 15명은 내달 9일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열리는 '재도전의 날' 행사에서 시상식을 갖는다.
올해 여섯 번째로 열리는 혁신적 실패사례 공모전은 과거 실패를 겪은 재창업자 경험을 공유, 재도전 문화 확산을 이끈다. 실패에 대한 부담으로 창업 도전을 주저하는 사회 인식을 전환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재도전 생태계 구축을 위해 연대보증을 폐지하고 채무조정을 지원하는 등 지원을 강화했다. 지난달에는 '7전 8기 재도전 생태계 구축방안'으로 정책금융 부실채권 3조3000억원 정리, 2021년까지 재창업 예산 1조원 규모로 증액, 재창업 기업 사업화·기술개발 연계 등 지원 정책을 발표했다.
이번 공모전에서 창업진흥원장상을 수상한 강정완 공사박사 대표 역시 창업진흥원 재도전성공패키지를 기반으로 재기에 성공한 사례다. 시장조사와 관련 분야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텔레마케팅 사업에 도전했다가 실패했다.
이후 건설현장, 인력사무소 등을 다니며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사업 아이템을 기획, 건설장비매칭 O2O 서비스로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과거 실패 사례에서 '시장에서 환영받는 아이템을 해야한다'는 교훈을 얻었다는 설명이다.
중기부는 재도전의 날 행사에서 시상과 함께 주요 수상자 사례 발표도 진행할 예정이다. 사례 발표자 토크콘서트, 실패 컨퍼런스, 상품기획자(MD) 상담회, 투자설명회(IR) 등 재도전 기업 지원 전문 상담회도 개최한다.
수상자는 상금(대상 2000만원, 최우수상 1500만원, 우수상 1000만원, 장려상 각 300만원)과 함께 재도전 성공패키지 사업 신청 시 서면평가 2점 가점을 부여받는다.
중기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실패·재도전 사례를 대중에게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 것”이라며 “실패 없는 창업과 실패하더라도 재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혁신적 실패사례 공모전 수상자 명단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