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팜 전략 콘퍼런스]4차 산업혁명 시대, 스마트팜 백년을 보다

16일 서울 코엑스에서 스마트팜 전략 콘퍼런스 2018이 열렸다. 전자신문 이동근 기자
16일 서울 코엑스에서 스마트팜 전략 콘퍼런스 2018이 열렸다. 전자신문 이동근 기자

우리나라 농업에서 스마트팜은 시급한 과제다. 고질적인 고령화 문제에 10년 이상 농업이 존속할 수 있을지 여부를 고민해야 한다. '스마트팜 전략 콘퍼런스 2018'에서는 스마트팜을 통해 고령화를 극복할 수 있는 자동화 시스템 구축, 농촌환경 개선 및 신규 비즈니스 발굴 가능성이 논의됐다. 농촌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고, 검증된 농산물이 생산·유통되면서 식생활 안전까지 증대되는 미래도 제시됐다.

강연자는 스마트팜 도입이 가족농 형태 우리나라 농업산업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했다. 관건은 변화의 과정을 농촌이 얼마나 받아들이고 적응할 수 있는지에 관한 수용능력이다. 스마트팜이 산업으로 성장하려면 기업이 참여해야 하고 우수한 대표 기업 등장으로 새로운 투자와 청년의 진입이 이어져야 한다. 자동화 설비와 인공지능 기술은 사용하기 편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기술도 농민이 사용하기 어렵다면 쓸모가 없다. 스마트팜에 도입되는 수많은 기술과 설비가 농민에 불편요인으로 작용하면 안 된다.

여현 순천대 농식품 ICT융합연구센터 센터장은 스마트팜 표준화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스마트팜 발전에 있어 표준화된 기술과 장비를 생산하는 것이 중요한 요소”라며 “표준화를 통해 농민이 기기를 편하게 사용하고 신생업체 진입장벽이 낮아지는 것은 물론, 수출시장 개척의 경쟁력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스마트팜 시장은 참여 기업의 영세성으로 ICT 기기 해외 의존도가 높고, 이로 인해 사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등 표준화 문제를 겪고 있다. 다양한 기업의 기자재를 혼용하면서 상호 운용성도 낮고 관련 기술인력도 부족하다.

현재 표준화 관련 작업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스마트농업 프로젝트그룹(PG426)과 스마트팜ICT융합표준화 포럼 등이 하고 있다. 초기 단계로 스마트 온실·축사·유통·팜클라우드 관련 디바이스와 시스템 표준이 제정됐다.

기술 중심 혁신도 전망됐다. 이용범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장은 인공지능·로봇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팜의 미래를 전망하고 우리 농촌이 생산·유통 자동화는 물론 의료·교육·쇼핑·문화 분야 성장까지 아우르는 '스마트 빌리지'를 향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농업에서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적용될 수 있는 분야로 생태계 보존, 종 다양성, 안전 농산물, 동물복지, 도시농업 등을 꼽고 기피 작업이 해소될 것으로 봤다. 농산물 유통에서 큰 변화를 예상했다. ICT 융합으로 사이버 직거래 안전망 구축, 개별 맞춤형 유통. 사이버 모바일을 통한 농산물 홍보, 판매자 생산과 거래정보 블록체인화 등 수많은 혁신을 예고했다.

또 다른 미래로 처방식 농수산물 유통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원장은 “지금까지는 맛있고 배불리 먹는 것이 중요했다면 앞으로는 내 건강상태에 따라 적절한 식품을 제 때 먹는 것이 중요하다”며 “소비자의 건강상태 정보에 따라 맞춤형으로 재배되고 소비되는 처방식 농산물 유통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스마트팜 경쟁력 요소로는 데이터 수집 능력이 꼽혔다. 생채·생육정보, 질병, 재배환경, 기상환경, 외부 침입 등 다양한 정보를 얼마나 빨리 수집하고 빅데이터화하느냐로 스마트팜 도입 효과가 결정난다. 정보화된 수많은 데이터를 관리하는 솔루션은 클라우드를 통해 제공되고, 인공지능이 대책을 마련한다.

이 원장은 “농가 빅데이터 저장·관리와 맞춤형 분석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며 “스마트팜 다음 목표인 농민 안전과 복지가 도모되는 스마트빌리지를 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승용 농촌진흥청장은 “우리나라는 2013년부터 통합적으로 스마트팜 연구를 시작하면서 1세대 편리성, 2세대 생산성, 3세대 AI와 로봇 중심 연구를 하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 기술 융합과 표준화 작업 등을 통한 스마트팜 기술 개발로 농업을 한 단계 끌어올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양승욱 전자신문 부사장(편집인)은 “스마트팜은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와 함께 ICT 융합 4차 산업혁명에서 가장 관심받는 분야”라며 “네덜란드와 이스라엘이 스마트팜을 통해 농업생산력을 키운 것 처럼 기업 참여 및 표준화 문제 등을 해결해 다른 경쟁국에 비해 한 발 앞서 나갈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