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2위 현대차그룹은 올 12월 정기인사에서 세대교체 등 파격적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정몽구 회장이 아직 경영을 맡고 있지만, 지난달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에 오르면서 그룹 2인자가 됐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이 그룹을 총괄하는 자리에 올라선 만큼 세대교체 가능성이 높다는 게 회사 안팎의 시각이다.
특히 이번 인사는 신사업 발굴과 육성에 초점을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 수석 부회장이 승진 후 미국 등을 방문하며 자율주행·카셰어링 등 신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어 실무를 맡을 부사장급 이하에서 대폭 승진이 예상된다. 또 젊은 리더로 소통을 강조하고 새로운 사업에 대한 투자와 미래차 먹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점도 인사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정 수석 부회장은 그룹 전반의 경영 전략 방향성으로 친환경 이동성(Clean Mobility), 이동의 자유로움(Freedom in Mobility), 연결된 이동성(Connected Mobility) 등을 강조해 왔다. 향후 자율주행차·커넥티드카 기술을 물류에 접목해 무인 배달차량 등 미래 혁신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목표다. 또한 향후 전통적인 제조업 부문에서 미래 사업으로 '스마트 모빌리티' 기업으로 체질 개선 목소리를 높여왔다.
정 수석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미국 메타웨이브, 오로라, 이스라엘 오토톡스 등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물론 미국 사운드하운드, 중국 딥글린트 등 인공지능 기술기업과도 협업을 주도해왔다.
아울러 이번 인사를 통해 해외 영업 조직에도 적극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의 판매 회복과 신흥시장에서 판매 확대 등이 시급한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지난 6월 글로벌 현장에서 경쟁력을 확충하고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북미와 유럽, 인도에 각각 권역본부를 설립하고 현장 중심의 자율경영 체제를 개선한 바 있다.
다만 지금까지 그룹 정기인사는 사장단 이하에서 이뤄진 만큼 부회장단 인사는 해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