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이탈리아가 '차관급 전략대화'와 '산업에너지협력전략회의'를 신설하는 등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이탈리아를 공식 방문해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과 회담 및 오찬을 가졌다. 이어 주세페 콘테 총리와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는 데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마타렐라 대통령과 회담에서 외교·국방 협력, 미래 지향적 실질 협력 증진, 한반도 정세와 글로벌 협력 등을 논의했다. 이어 콘테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는 데 합의했다. △정무·국방 협력 △4차 산업혁명 공동 대응을 위한 교역·투자·과학기술 발전 △문화·인력 교류를 통한 상호 이해 제고 등 실질 협력 방안도 협의했다.
문 대통령 공식 방문을 계기로 국방협력협정, 항공협정 등을 체결했다. 양국 실질 협력 발전의 제도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키기 위해 차관급 전략 대화와 산업에너지협력전략회의를 신설하기로 했다. 산업에너지협력전략회의는 내년에 첫 회의를 개최한다.
이탈리아는 독일에 이어 유럽 제2 제조업 강국이자 패션·섬유, 디자인, 식품 등 다양한 산업이 균형 발전했다. 중소기업 강국이다. 제조업 수출에서 중소기업 비중이 49%로 유럽연합(EU) 내 최고 수준이다. 두 정상은 양국 중소기업 역량 강화에도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결과 등 최근 한반도 정세를 설명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이탈리아 정부의 협조와 지지를 당부했다. 콘테 총리는 최근 한반도 상황의 긍정 변화를 끌어낸 우리 정부 주도의 노력과 대북 정책에 변함없는 지지를 표명했다.
이날 저녁 문 대통령은 교황청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이 집전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에 참석했다. 이날 기념 연설을 하게 된 문 대통령은 “인류는 그동안 전쟁이라는 부끄러운 역사를 써왔다”며 “한반도에서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은 지구상 마지막 냉전체제를 해체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국제사회 관심과 지지도 당부했다. 그는 “평화를 염원하는 우리 국민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오늘 우리의 기도는 현실 속에서 반드시 실현될 것이며, 우리는 기필코 분단을 극복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미사에는 교황청 주요인사와 외교단, 한인 신부와 수녀, 재이탈리아 동포 등 500명 이상이 참석했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강론을 통해 남북한이 분단 아픔을 극복하고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것을 환영하면서 한반도의 조속한 평화 정착을 위해 세계가 함께 기도하자고 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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