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새 환경규제 탓에 신차 판매량 23% 줄었다

유럽, 새 환경규제 탓에 신차 판매량 23% 줄었다

17일 유럽 자동차제조협회(ACEA)에 따르면 유럽에서 더 엄격해진 자동차 배출가스 검사방식이 시행된 첫번째 달인 지난 9월 신차 판매량이 지난해 9월에 비해 23.5%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새로운 배출가스 검사방식이 시행되면서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일부 신차의 출시가 늦어지고, 일부 기존 디젤차 모델 등의 퇴출이 빨라진 것과 무관치 않다. 특히 새로운 제도 시행에 앞서 지난 8월 신차 판매가 급격히 늘어난 여파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ACEA에 따르면 지난 9월 EU 28개 회원국의 신규 승용차 판매 대수(등록 기준)는 109만1220대로 작년 9월(142만713대)에 비해 23.5% 줄었다.

지난 8월의 경우 신차 판매가 작년 8월에 비해 31.2% 급증한 것과는 상반된다. 올해 9월 주요 국가 신차판매를 보면 독일이 작년 9월에 비해 30.5% 감소한 것을 비롯해, 프랑스(-12.8%), 영국(-20.5%), 이탈리아(-25.4%), 스페인(-17.0%) 등 5대 자동차시장이 모두 큰 폭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1월부터 지난 9월까지 누적된 신규 자동차 판매는 1195만1957대로 작년 같은 기간(1165만8651대)에 비해 2.5% 증가했다고 ACEA는 밝혔다.

스페인이 작년 동기에 비해 11.7% 신차 판매가 증가했고, 프랑스(6.5%)와 독일(2.4%)도 늘어났다. 반면 이탈리아(-2.8%)와 영국(-7.5%)은 감소했다.

올해 9월 자동차 업체별 판매 추이는 EU 내 시장점유 1위인 폭스바겐 그룹은 지난해 9월에 비해 무려 48%가 감소했고, FCA그룹과 르노가 중심이 된 르노그룹도 각각 31.9%, 27% 감소했다.

반면에 기아차와 볼보는 작년 9월보다 각각 2.9% 판매가 늘었다. 현대차는 작년 9월에 비해 10.9% 판매가 줄었고, 토요타는 1.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들어 9월까지 EU 내 누적 판매 대수는 79만2988대(현대차 41만5200대, 기아차 37만7788대)로 시장점유율 6.7%(현대차3.5%, 기아차3.2%), 판매 순위 5위를 기록했다.

한편 EU는 지난 2015년 독일 자동차업체인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 이후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새로운 배출가스 검사방식을 도입, 지난 9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새로운 검사방식은 세계표준자동차시험방식(WLTP)으로 종전의 이론적인 운행 데이터를 활용한 실험실 조사에서 벗어나 실제적인 운행 데이터를 활용해 조사하는 것이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