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5년 만에 풀체인지(완전변경)를 거치는 중형 세단 8세대 쏘나타(프로젝트명 DN8)를 내년 1분기 조기 투입한다. 애초 내년 2분기로 계획했던 출시 시점을 3개월가량 앞당기면서 베스트셀링카 탈환에 나선다. 연간 양산 목표는 내수 기준 16만대로 2000년 이후 역대 최대치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년 3월부터 신형 쏘나타 가솔린과 디젤 모델 양산에 돌입한다. 이어 6월부터 하이브리드(HEV) 모델을 추가 양산한다. 첫해 양산 목표는 가솔린 및 디젤 12만대, 하이브리드 4만대 등 총 16만대에 달한다.
현대차는 신형 쏘나타 양산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초부터 시제작 차량인 프로토타입 모델을 제작했고, 지난달 중순부터는 양산 전 단계 차량인 P1 모델을 제작해 실제 도로에서 품질을 점검 중이다. 내년 초까지 테스트를 마무리 짓고 3월부터 본격 양산에 돌입한다.
신형 쏘나타 양산 목표인 연간 16만대, 월간 1만3300여대는 올해 쏘나타 월평균 판매량 5440여대보다 140% 이상 늘려 잡은 수치다. 그만큼 현대차가 신형 쏘나타에 거는 기대감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쏘나타는 2000년부터 13차례나 연간 최다 내수 판매량을 기록한 현대차 대표 베스트셀링카다.
그러나 현행 쏘나타는 올해 들어 9월까지 4만8995대가 팔리는 데 그치며 차종별 판매 7위까지 밀려났다. 쏘나타 주요 구매층인 30~40대 고객들이 신차 교체 시 준대형 세단인 그랜저로 이탈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그랜저는 8만3454대를 판매하며 지난해에 이어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인기도 쏘나타 판매 하락을 부추겼다. 현대차 중형 SUV 싼타페는 7만9777대를 팔아 2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올해 2월 출시한 4세대 싼타페는 7개월 연속 베스트셀링카에 이름을 올리며 그랜저와 경합을 벌이는 중이다.
현대차는 신형 쏘나타가 대대적인 상품성 강화로 내년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탈환할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해 그랜저, 올해 싼타페 등 완전변경 신차를 주력으로 내세웠다면 내년 신형 쏘나타를 통해 월간 1만대 이상을 책임질 베스트셀링카로 육성하겠단 전략이다.
신형 쏘나타 가장 큰 변화는 디자인이다. 현대차가 발표한 새로운 디자인 철학 '센슈어스 스포트니스(감성을 더한 스포티함)'를 반영해 내외관을 파격적으로 변경한다. 현대차는 콘셉트카 '르 필 루즈'를 통해 센슈어스 스포트니스를 처음 소개했다. 차체를 길게 늘여 안정적이면서도 날렵한 비율을 실현하고, 전면 그릴을 키워 개성 있는 모습을 연출한 것이 특징이다.
파워트레인 강화도 주목된다. 품질 이슈를 겪었던 세타2 엔진 내구성과 효율성을 향상한 차세대 세타3 엔진을 현대기아차 제품군 가운데 처음으로 탑재할 계획이다. 하이브리드 시스템도 모터와 배터리 효율을 높이는 등 3세대로 업그레이드를 거친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