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택시 업체 반발과 정부 규제에 힘겨운 카풀

[이슈분석]택시 업체 반발과 정부 규제에 힘겨운 카풀

카풀 서비스를 둘러싼 업계 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택시업계는 생존권 보장과 운수사업법 유료 운수 예외 조항을 없애 카풀을 원천 봉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택시업계가 카카오모빌리티 카풀을 반대하며 파업에 나서자 카풀 애플리케이션(앱) 이용률이 급격히 높아졌다. 파업 당일 카풀 1위 업체 '풀러스' 드라이버 수는 전일 대비 10배 급증했다. 카풀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호출하는 라이더도 2.5배 늘었다. 카카오T 카풀 기사용 앱은 구글 플레이 인기 급상승 앱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쏘카 자회사 타다 역시 호출 수가 일주일 전보다 6배 늘었다.

이처럼 이용자 수요가 있음에도 국내 카풀 업계는 어려운 상황이다. 규제와 택시업계 반발로 사업 확장 벽에 부딪혔다.

카풀 1위 업체 '풀러스'는 네이버-미래에셋 합작펀드와 SK 등으로부터 220억원에 달하는 시리즈A 투자를 받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었다.

투자 유치 후 '출퇴근 시간선택제'를 도입했다. 제한된 이용 시간을 유연 근무에 맞게 변경한 것이다. 하지만 택시업계 반발과 정부 규제에 직면했다. 결과적으로 대표는 사임하고 직원 70%를 구조조정했다.

'차차크리에이션'도 규제 직격탄을 맞았다. 차차는 렌터카와 대리운전을 결합한 카풀 서비스였다. 차차 기사는 평소 장기 렌터카를 몰고 다니다가 앱을 통해 호출한 승객이 탑승하면 대리기사로 신분이 전환된다. 승객이 렌터카 임차인이 된다. 국토교통부는 이를 두고 위법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차차는 11일 서비스를 한시적 종료 했다.

또 다른 카풀 업체 '럭시'는 누적회원수 65만명, 누적 드라이버 2만명을 기록하며 업계 2위로 성장했다. 하지만 시장 한계에 작년 11월 카카오모빌리티에 인수되는 길을 택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럭시를 인수하며 카풀 서비스를 택시 수요 공급 불일치 문제와 이용자 불편함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었다. 관련 법 내에서 택시 수요가 많은 특정 시간대에 한해 택시를 보완하는 용도로 운영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택시 업계 반발은 파업으로 이어졌다.

럭시 창업자인 최바다 카카오모빌리티 팀장은 “모빌리티 뿐 아니라 기존 산업에서도 기술을 통한 새로운 서비스가 생기면 기존 서비스와 마찰·충돌이 있었다”며 “상생을 위해 택시업계와 협의를 지속하겠다는 뜻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이어 최 팀장은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냐는 질문에 “스타트업이 규제 때문에 너무 힘들다”며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업계는 풀러스와 럭시 두 회사 합쳐 3년간 누적콜 150만~200만건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카풀 서비스 도전은 계속된다. 쏘카 자회사 브이씨앤씨가 승합차와 승객을 매칭해주는 '타다'를 시작했다. 렌터카와 대리운전을 이용한 서비스로 차차와 사업모델이 유사하다. 11~15인승 승합차에는 기사 알선이 가능한 점을 이용해 11인승 승합차로 서비스하며 불법 논란을 피했다. 쏘카는 타다를 이동 서비스를 묶을 수 있는 플랫폼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버 기업가치는 70조원이 넘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판매량 기준 세계 5위 자동차 업체인 현대·기아차 시가총액이 절반에 불과하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전했다.

<표>승차공유 업체 현황

[이슈분석]택시 업체 반발과 정부 규제에 힘겨운 카풀

[이슈분석]택시 업체 반발과 정부 규제에 힘겨운 카풀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