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택시 업계 반발이 거세지만, 미래 신사업 발굴을 위해 카풀과 같은 차량·승차공유 시장을 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 규제, 이해관계자간 갈등으로 인해 우리나라만 공유경제에서 뒤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점진적인 규제 완화와 기업 투자가 받쳐준다면 승차공유가 새로운 교통서비스로 자리잡고,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에서 새로운 산업 태동과 발전을 위해 승차·차량공유 시장이 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경우 우버(Uber), 리프트(Lyft) 등 다양한 승차공유 업체들이 서비스하고, 연관 산업이 많이 탄생했다. 중국 '디디추싱(Didi Chuxing)', 동남아시아 '그랩(Grab)' 등 아시아권에서도 다양한 공유서비스가 대세로 자리잡았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과거부터 추진해온 '6대 규제완화' 과제가 있었는데, 최근 조사 결과 아직까지 개선되지 않은 것이 차량공유 서비스”라며 “차량공유로 얻은 주행 데이터는 새로운 산업 발전으로 연계될 수 있는데, 현재 이해관계자 간 갈등을 조정하지 못하면 변화하는 산업 패러다임을 놓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현대차, SK 등 국내 대기업도 해외 차량공유 업체에 수천억원을 투자하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마땅한 투자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승차공유는 늘어나는 이동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측면에서 정부가 육성정책을 가져가고, 사용자 측면에서 서비스로 (택시 등과) 경쟁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배일한 KAIST 연구교수는 “개인 교통수단을 타인과 공유한다고 어떤 산업적 가치가 필연적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고, 전체 교통시장의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도 제한적일 것”이라며 “다만 승차·차량공유가 가져올 진정한 산업적 가치는 사람들이 비싼 차량을 구매할 돈으로 지금은 상상도 못할 교통서비스”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승차·차량공유가 시장에 자리 잡는 과정에서 대중교통, 택시 등과 갈등을 최소화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에서도 카풀에 대한 규제와 육성 정책을 균형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전했다.
정 교수는 “그랩의 경우 하나의 플랫폼으로 차량공유, 택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현재 카풀과 택시가 갈등을 빚는 것보다 상생할 수 있는 새로운 산업을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배 교수는 “차량공유를 통해 니치수요를 충족시킬 새로운 교통수단이 생기는 이득과 국가경제를 지탱하는 대중교통망을 약화시키는 손실 가운데서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