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발사체인 누리호 발사까지는 여러가지 기술적인 어려움이 예상된다. 앞으로 이뤄질 시험발사체 발사로 75톤급 엔진 성능 검증이 이뤄진 후에도 꼭 살펴야 할 기술 난점들이 산재해 있다.
엔진 클러스터링 안정성 확보가 대표적인 기술 난점이다. 누리호는 총 3단으로 이뤄져 있다. 75톤 엔진을 1단과 2단에 활용한다. 특히 1단은 75톤 엔진 네 기를 엮은 클러스터링 방식을 이용한다. 클러스터링은 기존 엔진으로 큰 추력을 낼 수 있는 효과적인 방식이지만 해결해야 할 우려점도 있다.
클러스터링 방식의 주요 우려점으로는 고열문제와 진동 문제를 들 수 있다. 엔진 네 기를 합치면 기존 한 기를 운용할 때보다 발사체 기저부가 더 많은 열을 견뎌야 하고 진동이 커진다.
열 문제의 경우 특히 대기압이 낮아져 화염(플룸·Plume)이 확장하는 상공에서 더욱 심각해진다. 각 엔진에서 발생하는 플룸이 서로 간섭·역류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것이 기저부 파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추력 불균형도 염두에 둬야 할 문제다. 네 기 엔진의 추력 오차가 크면 올바른 방향으로 솟아오를 수 없다. ±2.4%의 범위 내로 오차를 조정해야 혹시 발사체가 기울어지는 문제가 생겨도 자세 제어가 가능해진다.
각종 분리과정도 향후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개발된 많은 발사체에서도 단 분리나 발사체 앞 원뿔모양 보호덮개인 페어링 분리 과정에서 많은 사고가 줄을 이었다. 지난 11일 추락한 소유스 유인 우주선의 경우 1단 로켓 가운데 1개 블럭이 제대로 분리되지 않아 추락 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페어링 분리는 우리나라의 나로호 발사과정에서도 문제시 된 부분이다. 노이즈 현상, 전압 조절로 제대로 점화 기폭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시험발사체 개발 과정에서 많은 실패를 안겨 준 추진제 탱크 제작도 추가로 필요하다. 특히 삼단에 들어갈 완전 구형 탱크는 이전에 하지 않았던 새로운 도전이다. 기존 일·이단 탱크는 일부 편평한 부분이 있어 삼단의 구형보다 제작이 쉽다. 이밖에 전자장비 오동작을 막는 연구도 추가로 필요하다.
가장 큰 문제는 이들 우려점을 실제 발사 전에는 면밀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지상과 상공은 전혀 다른 환경으로, 지상시험만으로는 발사 후 상황을 예측하는데 한계가 있다. 발사체에 가속도가 적용돼 지상에서는 무리 없이 진행했던 각종 과정에 오차가 생길 수 있다.
탁민제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발사체 개발에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은 상공에서의 움직임과 현상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라며 “적지 않은 시행착오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항우연은 면밀한 연구로 예측 가능한 모든 문제점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옥호남 발사체기술개발단장은 “클러스터링의 경우 국제 협력으로 기존 사례 결과를 참고해 충분한 대비를 하고 있고, 다른 것 역시 면밀한 예측으로 문제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며 “지상시험만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추가 연구로 누리호 정상 발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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