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개인정보 유출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페이스북에서 10대가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 2016년 60%에 달했던 10대 이용률이 반토막 수준으로 급락했다. 10대가 이미지 위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선호하면서 현상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투자은행 파이퍼 재프리에 따르면 미국 내 10대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SNS는 '인스타그램'과 '스냅챗'으로 나타났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상위 두 플랫폼과 큰 격차를 보였다. 파이퍼 재프리는 48개 주 청소년 8600명을 대상으로 이 같은 조사 결과를 얻었다.
미국 청소년 중 36%는 한 달에 한 번 이상 페이스북을 이용한다고 답했다. 2016년 조사 결과와 큰 차이를 보인다. 2016년에는 60%가 이용했다. 2년 사이에 24%가 이탈했다.
반면 인스타그램은 빠르게 성장했다. 처음으로 스냅챗을 넘어 10대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SNS로 조사됐다. 청소년 중 85%는 인스타그램을 한 달에 한 번 이상 사용한다고 답했다. 스냅챗은 84%가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선호하는 플랫폼으로 페이스북을 꼽은 이용자도 5%에 불과했다. 2016년 15%가 선택했던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토막이 난 셈이다. 스냅챗은 46%, 인스타그램은 32%를 기록해 페이스북과 큰 차이를 보였다. 페이스북보다 선택률이 낮은 플랫폼은 핀터레스트(1%)와 서비스 종료를 앞둔 구글플러스(1%) 뿐이다.
페이스북에서 10대가 이탈하고 있다는 지표는 연령별 조사에서 더 확연히 드러난다. 18세는 50%가량이 페이스북을 이용한다고 대답한 반면 14~15세는 20%가량만이 사용한다고 답했다. 인스타그램은 14세부터 18세까지 모든 연령대에서 80% 이상 고르게 이용하고 있다.
10대 페이스북 이탈 현상은 더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10대 사이에서 비주얼 콘텐츠가 선호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 동영상 등 비주얼 콘텐츠는 함축적인 내용을 한눈에 볼 수 있고 감성적 요소를 자극하기 쉽다. 비주얼 콘텐츠는 소비자가 비교적 쉽게 만들 수 있고 공감을 유도하기에도 편하다. 일반 이용자는 자신이 생산한 콘텐츠 반응을 즐긴다. 일상에서 끊임없이 소재를 찾아 다시 공유하는 행태로 이용자 재방문을 유도한다. 텍스트 기반 페이스북에 지친 이용자도 인스타그램으로 몰려들고 있다.
지텐드라 워럴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인스타그램 사용자층은 모기업인 페이스북보다 젊어 광고주들에게 더 매력적”이라며 “페이스북 전체 매출에서 인스타그램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0.6%였지만 올해에는 16%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