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금융권에서 IT는 지원 조직 형태이던 전산실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시도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비즈니스를 가능하게 하고 산업 생태계를 주도하는 핵심 조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내부 역량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입니다.”
한상욱 오렌지라이프 IT그룹 상무는 최근 오렌지라이프가 내부 직원만으로 자체 구축한 블록체인 플랫폼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향후 기업에서 상용 솔루션을 도입하기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 기술력 등이 필요하다. 그런데 기술을 자체 소화할 수 없더라도 내부역량을 갖추고 있다면 주도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업에 대한 통찰력과 기술 역량의 결합이다.
한상욱 상무는 “오렌지라이프는 3년 전부터 블록체인, 모바일 등 꾸준한 신기술 교육으로 디지털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며 “특히 작년부터 블록체인 기술에 주목해 집중 교육, 세미나 참여 및 연구로 단기간 내 자체 개발을 통한 구축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한 상무는 해외는 이미 보험사와 인슈어테크 기업이 블록체인을 활발하게 활용하고 있고, 향후 생태계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상무는 “금융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보험 역시 고객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디지털 혁신과 여러 기술이 융합된 서비스 제공을 통해 발전해 갈 것”이라며 “산업 특성상 보험업, 특히 생명보험은 파급속도는 조금 느릴 수 있으나, 그 영향은 어떤 산업보다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입설계, 청약, 심사, 보험금 지급까지 보험업의 코어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빅데이터 블록체인, RPA가 적용돼 전방위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렌지라이프는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의 첫 서비스로 모바일 증권서비스를 선택했다.
고객이 보험을 가입하면 모바일 단말기로 전자 증권을 전달하는 것이다. 보험사가 임의로 변경하지 않음을 보장하기 위해 블록체인을 활용하게 된다.
한 상무는 향후 3~5년 내에 기술과 금융을 결합한 핀테크, 인슈어테크 등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혁신이 금융, 특히 보험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런 변화는 '있어서 좋은 것(Nice to Have)'이 아니라 '지속성장을 위한 꼭 필요한(Must, Sustainable Growth)' 것”이라며 “디지털 기술을 보험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깊이 고민하고 파괴적 디지털 혁신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 경쟁상대는 전통 보험사가 아닌 플랫폼을 확보한 IT회사가 될 것”이라며 “국내외 핀테크 스타트업, 플랫폼사업자, 통신사 등 ICT 회사와 협업하고, 디지털 역량을 내재화해 기술 중심의 디지털 보험사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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