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보급이 확산되면서 수명이 다 된 배터리 자가 교체를 시도하는 사용자가 많아졌다. 하지만 소비자가 원통형 배터리 셀을 구입해 임의로 교체해 사용할 경우 폭발 사고 등 위험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전자담배 배터리 발화사고가 발생하는 가운데 충전배터리협회(PRBA)와 한국전지산업협회, 일본전지협회 등 관련 업계가 전자담배 배터리 자가 교체 위험성을 알리는 '비이시가렛세이프(Be-cigarettesafe)' 캠페인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협회는 캠페인 사이트인 'be-cigarettesafe.org'를 열고 배터리 오용 위험성을 알리는 광고와 관련 정보를 게재하고 있다.
이들은 배터리 오용 때문에 수백명 소비자가 심각한 화상과 부상을 입은 것으로 보고됐다며 원통형 배터리 셀을 개인적으로 구매하거나 소지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다.
'아이코스'와 '글로' 등 전자담배에는 일반적으로 삼성SDI, LG화학, 파나소닉 등 제조사가 생산하는 18650(지름 18㎜, 높이 65㎜) 표준 원통형 배터리가 들어간다. 전자담배 역시 리튬이온 배터리를 전력 공급원으로 사용하는 다른 전자기기와 마찬가지로 평균 1년 이상 사용하면 수명이 다 한다.
대부분 제조사가 배터리 교체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새 제품 구입을 안내하기 때문에 사용자는 배터리를 교체해 제품을 계속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실제로 블로그나 유튜브 등에서 전자담배 DIY 수리나 배터리 자가 교체 방법 등을 안내하는 글이나 동영상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사설 수리 업체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18650 배터리는 규격화된 제품이기 때문에 대부분 제조사가 만들지만 배터리 제조사는 이를 셀 상태로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하지 않는다. 하지만 해외 온라인 사이트 등에서 18650 배터리 셀을 구입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렇게 판매되는 배터리가 위험한 이유는 쇼트(단락)나 과충전 방지 등 안전기능을 하는 배터리보호회로(PCM)와 외장케이스가 씌워진 팩 상태가 아닌 셀 상태이기 때문이다.
안전장치가 없는 배터리 셀은 쇼트가 발생할 경우 발화로 이어져 위험하다. 협회 역시 셀 상태 원통형 배터리를 취급할 경우 외부 포장재가 손상될 수 있고 이렇게 손상된 18650 셀이 주머니 안에서 동전이나 열쇠 등 금속 제품과 닿을 경우 양극과 음극 캡이 만나며 쇼트에 의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8650 원통형 배터리는 규격화된 제품이기 때문에 전자담배 용으로도 많은 제조사가 공급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배터리 셀을 소비자가 직접 취급하면 위험할 수 있으며 보호회로를 연결하고 절연테이프 케이스 등을 통해 절연시켜야 안전하게 취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