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 올해 국감에서 비리 문제에 '올인' 했다. 여당은 '눈먼 돈', 야당은 '불공정 채용'이 타깃이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기한 '사립유치원 공금유용 비리'는 당정협의를 통해 관련 대책도 마련됐다.
유민봉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적한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는 한국당은 물론,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과 정의당까지 가세해 국정조사를 추진할 정도로 파급력이 컸다.
아이를 가진 30~40대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박 의원의 '사립유치원 비리'는 우리나라 보육문제에 근본적 화두를 던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치원 회계부정 내용을 과감히 공개하며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반발을 샀지만, 학부모와 국민 분노만 끌어올렸다.
민주당은 박 의원을 중심으로 사회적 병폐인 사립유치원 비리를 집중적으로 파헤쳤고, 결국 정부와 함께 비리 근절 대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20~30대 청년층과 자녀를 둔 장년층 관심을 집중시킨 유 의원의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의혹'은 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에게 '가뭄 뒤 빗물'과 같은 존재였다.
정규직 전환자 중 108명이 재직자 친인척이라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다른 상임위 소속 공공기관과 공기업 채용비리까지 불거지게 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국감 이후 국정조사가 시작된다면 '공정한 사회'를 표방한 현 정부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야당은 지난해 '적폐청산'을 기치로 내세운 여당을 '신적폐 프레임'으로 몰고 가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국감은 민주당과 한국당이 주도한 굵직한 두 건의 사회적 비리 고발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2년차 국정과제 점검에 대한 비판과 대안 마련은 부족했다는 비판도 면치 못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