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우리를 지키는 그들! 그들은 누가 지키나?

소방관, 경찰, 의사와 간호사, 군인, 상담심리사, 사회복지사, 수해복구과·재난안전과·하수과 직원, 콜센터 직원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공통점이 바로 떠오르지 않는다면 그들이 없을 때 우리가 얼마나 위험에 빠지거나 불편해질까 생각해보자. 그들은 무엇을 희생해 우리의 무엇을 지키려고 하는지 생각해보자.

위기 상황에서 물리적으로 그리고 심리적으로 우리를 지키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있다. 자신의 시간과 생명까지도 희생하면서 우리를 돕는다. 우리를 지키는 그들. 그들은 누가 지키나?

◇ 불이 난 곳으로 거꾸로 들어가는 소방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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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은 화재나 재해, 재난 현장에 위험을 무릅쓰고 뛰어든다. 불이 난 곳에 있던 사람은 불이 난 곳에서 빠져나와야 하는데, 소방관은 불이 난 곳으로 들어가야 한다. 불이 난 곳으로 거꾸로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소방관과 아이를 구하겠다는 모성애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엄마뿐일 수 있다. 엄마는 자신의 생명보다 아이의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기 때문에 화재 현장에 아이를 구하러 들어갈 수 있다. 소방관의 마음도 그러할 것이다.

예전보다는 좋아졌다고 하지만 그들이 무릅쓰는 위험에 비해 그들이 받는 처우는 아직 열악하다. 안전 장비의 현대화도 시급하다. 그들을 위험에 빠뜨리며 우리가 구조 받기를 바라는 것은 너무 이기적이다. 사람을 구해야 한다는 책임감, 나도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불안감, 화재 현장에서의 공포감과 무력감에 소방관은 힘들 수 있다. 경제적인 보상, 사회적인 인정, 그리고 그들의 심리적 회복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 의사와 간호사! 생명을 구했다는 보람과 최선을 다했지만 무기력했다는 죄책감,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사람들!

사고나 재난이 발생할 경우 얼마나 빨리 응급조치를 하고 병원으로 이송하는지에 따라 생사가 오가는 상황은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매일, 전국에서 발생한다. 의사, 특히 응급실에 근무하는 응급의학과 의사들은 쉬어도 마음 편히 쉬지 못하고 긴장한다. 그들은 깊은 잠에 들지 못하고 부스럭거리는 소리만 들려도 깨는 경우가 많다. 의사와 간호사, 간호조무사, 119 구급대원은 모두 생명을 구했다는 보람과 최선을 다했지만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는 무기력함과 좌절감을 계속 오가며 느낀다. 그들의 마음은 30분 전에 천당이었어도 지금 지옥일 수도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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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에 갔을 때 왜 나는 빨리 치료 안 해주냐고 소리 지르기 전에 그들의 마음이 어떤지 한 번쯤은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왜 이렇게 친절하지 않느냐고 말할 수도 있지만, 생사가 오가는 현장에서 나라면 친절할 여유가 있을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 경찰과 검찰! 민중의 지팡이, 민중의 파수꾼이라는 자부심대신 욕을 먹는 것을 감수해야 하는 그들!

경찰과 검찰은 현대 사회를 유지하는데 있어 필수적으로 필요한 사람들이다. 그렇지만 일부 비리 경찰과 비리 검찰이 뉴스에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선행을 베풀며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는 대다수의 사람들까지 좋지 않은 시선을 받는 것이 현실이다. 경찰이나 검찰은 일반 시민들에 비해 우월적인 지위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피해를 받으면 내가 받지 그들이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연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리 외상을 겪는 비율이 급격하게 높고 자살률 또한 증가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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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사고의 당사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간접 경험으로 자신에게 그런 일이 일어난 것처럼 힘들고 불안해지는 대리 외상이 피해자를 대하는 소방관, 의사, 간호사, 심리치료사 등에게 발생한다는 점은 사회적으로 인정되고 있다. 그렇지만, 검찰이나 경찰조차 엄청난 대리 외상을 입는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피해자를 사건으로 대하지 않고 사람으로 대할 수 있기 위해서, 피해자에 대한 보호와 함께 피해자를 직접적으로 대하는 경찰과 검찰, 특히 제일 처음 대하는 경찰의 대리 외상을 치료하는 법적, 제도적, 사회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 경찰과 검찰에 대해 안 좋은 시선부터 가지기보다는, 그들도 업무를 하면서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는다는 것을 인정하는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

◇ 비가 오니까 낭만적이라고? 니들이 수해 복구를 알아? 수해복구과, 재난안전과, 하수과 등 관련 업무 종사자들

비가 오면 낭만적이라고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좋아요를 누를 때, 누군가는 양수기를 들고 비오는 곳으로 뛰어가는 사람이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우리나라는 단시간 내에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집중 호우가 내리는 때가 많다. 집중 호우로 고립된 사람을 구하러 가는 소방관, 군인, 경찰의 모습은 TV를 통해 알 수가 있지만, 수해복구과, 재난안전과, 하수과 직원들이 총동원돼 양수기를 들고 호우 현장으로 뛰어간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비가 내린 후 침수된 집들만 TV에 나올 뿐, 침수를 막기 위해 양수기를 들고 뛰어다닌 사람들의 모습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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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안 오는 날이 지속되면 산불을 관리하는 소방관이 초긴장한 상태로 대비를 하는 것처럼, 비가 온다는 예보만 있어도 수해복구과, 재난안전과, 하수과 직원들의 마음은 무거워진다. 우리가 여름에 휴가 갈 계획을 세울 때, 그들은 이번 여름을 어떻게 잘 버틸 수 있을지 걱정한다는 것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

◇ 상담심리사와 사회복지사! 다른 사람의 아픔을 들어주느라 내 아픔을 챙길 여력이 없다!

상담심리사와 사회복지사는 다른 사람의 아픔을 들어주느라 내 아픔을 챙길 여력이 없다. 공공업무를 수행하는 사회복지사의 경우 한 명이 담당하는 대상이 워낙 많기 때문에 한 사람에게 많은 시간을 낼 수도 없고, 그렇기 때문에 열심히 하면서도 정성을 다하지 않는다는 피드백을 받는 억울함을 가질 수도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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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심리적 고통'때문에 정말 힘들어서 혼자서 견디지 못할 정도가 됐을 때 상담심리사를 찾아 간다. 그렇기 때문에 삼당심리사는 마음이 가장 상처 받고 가장 힘든 사람들을 만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경청하면서 어떠한 사람 못지않게 대리 외상을 입을 수 있는 사람이 심리상담사이다. 실제적으로는 정말 결정적인 역할을 함에도 불구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일을 하기 때문에 적절한 인정과 보상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데 약도 도움을 주지만, 결국 마음이 마음을 치유한다. 우리의 마음을 치유하는 그들의 마음은 누가 치유해줄까?

◇ 콜센터 직원! 내가 뭐 그리 잘못했다고 왜 나한테 화풀이야?

콜센터 직원은 민원인의 이야기를 일단 들어야 하는 위치에 있다. 전화로만 이야기하기 때문에 서로 얼굴을 마주하지 않는다. 사회에서는 아무도 내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주지 않기 때문에, 콜센터에 전화했을 때 우월의식을 가지고 그간의 설움을 폭발해 죄 없는 콜센터 직원에게 화풀이를 하는 사람이 많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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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콜센터가 가진 본연의 업무와 역할을 위해 콜센터를 없앨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콜센터 직원들을 보호해야한다. 콜센터 직원들이 받는 심리적 상처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소수 상위층이 야기한 문제에 의해 일반적인 종사자 사명감과 헌신이 폄하돼서는 안 된다.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고, 아니 그들도 우리이고, 그들이 아프면 우리는 더 아파진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를 지키는 그들! 그들은 누가 지키나?

천상욱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