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노트북·모니터 등 IT시장에서 상반된 전략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TV 시장에서 각각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로 경쟁하고 있지만 IT시장에서는 정반대로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를, LG디스플레이가 LCD 중심으로 대응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15.6인치 IT용 4K 해상도 OLED 패널 시제품을 선보였다. 15.6인치는 노트북에 적합한 크기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6년 델, HP, 레노버에 노트북용 OLED를 소량 공급했다. 모두 전문가용 제품군이어서 OLED 노트북 대중화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을 넘어 IT시장으로 OLED를 확대 적용할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중소형 플렉시블 OLED 시장 약 95%를 점유했지만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가 정체기여서 가파른 성장이 어렵다. 태블릿용으로 리지드(경성) OLED를 공급한 데 이어 노트북, 모니터 등 IT제품군으로 중소형 OLED를 확대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IT제품군에 OLED를 적용할 때 가장 큰 걸림돌은 유기소재 수명이다. 컴퓨터 화면은 하얀 바탕 위주의 문서 프로그램이나 인터넷 검색 화면을 사용하는 빈도가 많다. 이 때문에 TV보다 더 밝은 화면을 오랫동안 유지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OLED 재료 수명이 줄어든다.
스마트폰은 제품 수명주기가 2~3년이지만 노트북이나 모니터는 이보다 길어서 기술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IT제품군에 OLED를 적극 채택하지 못하는 주 이유다.
업계는 과거보다 OLED 소재 수명이 개선돼 IT제품군에 채택할 만한 수준이 됐다고 본다. 게이밍 모니터와 노트북 등 빠른 응답속도와 고해상도가 필요한 프리미엄 IT제품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 OLED 강점을 이용하려는 시도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한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를 생산하지만 IT제품용 패널보다 TV 패널 공급을 확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시장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해 당장 OLED TV 패널 공급량을 늘리는 게 숙제이기 때문이다.
IT패널 부문은 LCD 기반 고부가가치 위주로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고유 기술인 인터치, 고해상도, 베젤리스 등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한 IPS LCD로 IT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OLED 소재 수명이 상당히 개선돼 IT시장으로 확대할 여지가 커졌지만 여전히 제품 사용 특성에 따른 문제는 해결해야 할 숙제”라며 “각 패널사마다 OLED를 IT제품군에 적용하고 새로운 제품군을 만들어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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