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소비자가 느끼는 소소한 요구를 파악해 제품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3D프린터와 정밀금속가공장비(MCT)를 활용해 목업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었죠. TV 분야 오랜 경험을 지닌 임직원 노하우와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치열한 중소기업 TV·모니터 시장에서 차별화에 공을 들였습니다.”
지난해 새롭게 벤처천억(1000억)기업 대열에 합류한 디엘티(대표 조혜원)는 홈쇼핑과 전자상거래 등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중저가형 TV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벤처기업이다. 시네아이와 모넥스 등 자체 브랜드 제품을 출시, 프리미엄 저가형 판매 전략으로 '가성비'를 꼼꼼히 따지는 젊은층 수요를 공략했다. 대기업 제품 못지않은 화질과 응답속도, AS 등으로 호평 받았다.
지난해 매출 1011억원을 기록, 전년도 914억원에서 13.4% 증가했다. 임직원 수는 60명에서 124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2011년 설립 후 꾸준히 성장하며 양질 일자리 확대에도 적극 기여했다. 디엘티와 함께 벤처천억클럽에 새로 합류한 자동차 내·외장품 전문기업 트래닛과 게임사 펍지 역시 각각 61명에서 161명, 60명에서 148명으로 종사자가 늘어 우량 벤처의 고용시장 활약상을 똑똑히 보여줬다.
조혜원 디엘티 대표도 성장 원동력을 묻는 질문에 함께하는 '사람'을 먼저 꼽았다. 처음 벤처창업을 함께 했던 구성원이 지닌 노하우를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은 물론이고 차별화를 이뤄냈다는 설명이다.
조 대표는 “중소기업은 전문성을 가진 인재가 역량이 잘 융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별한 기술도 중요하지만 각 분야 사업 노하우가 잘 접목될 수 있도록 한게 성장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신기술도 적극 수용했다. 4년여 전 구입한 3D프린터는 경영혁신에 한몫 톡톡히 한 주역이다.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 목업(실물 크기 모형)도 3D프린터로 쉽게 만들 수 있다. 다양한 부품 디자인을 양산 전 미리 제품에 적용, 신속한 시장 대응이 가능하도록 했다. 제품 규격별 호환성 및 범용성을 확보하기 위해 MCT머신도 회사에 들였다.
판로는 홈쇼핑과 이커머스 등 온라인 판매와 수출에 집중했다. 주 고객층인 30~40대 소비패턴이 이미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왔다는 판단에서다. 오프라인 판매망을 이용했을 시 대금지급 관행에 따른 금융 여신 역시 중소 벤처기업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됐다.
조 대표는 “벤처도 결국 임직원이 먹고 사는 삶의 터전”이라며 “양질의 일자리와 든든한 생활기반을 제공하는 기업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