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에기본·에너지특위에 높아지는 전력시장 연동제 도입 요구

에너지업계에서 전기요금 원가 연동제 도입 목소리가 높다. 3차 에너지기본계획(에기본), 국회 에너지특별위원회, 경부하 요금 및 누진제 검토, 국가 에너지 효율 혁신전략 등 정부 에너지전환 정책과 함께 연말 전기요금 관련 굵직한 이슈가 줄지으면서다. 에너지 시장 변곡점을 기회 삼아 매번 무산된 전력시장 원가 연동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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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올해 남은 두 달이 전기요금 원가 연동제 도입의 마지노선이 될 전망이다. 이달 권고안 발표가 예정된 3차 에기본과 활동을 시작한 에너지특위에서 연동제가 다뤄지지 않으면 국제유가 상승과 저성장, 한전 적자 요인으로 연동제 도입이 재차 무산될 것이란 평가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연동제는 전력시장 정상화 차원에서 오래 전부터 필요성이 제기된 제도로 2016년 저유가 기조에서 누진제 논란으로 도입 여부가 다시 거론됐다”며 “한국전력이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 중인 만큼 유가가 더 오르기 전에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동제 도입 분위기는 상당 부분 조성됐다. 전기요금 조정 당사자인 한전이 지난해 4월 '전력구입비 연동제'라는 명칭으로 국제컨설팅 용역을 발주해 연구 중이다. 당초 연구용역 결과를 올해 초 공개 예정이었지만 추가 조사로 늦어지고 있다. 한전은 용역이 마무리되면 용역 결과를 토대로 국회·학계·소비자 및 정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학계, 정치권 차원에서도 연동제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3차 에기본 작성에 참여 중인 워킹그룹도 전기요금에 대해 원가와 사회 비용이 반영되는 가격구조 확립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달 발표 예정인 권고안에서도 원가가 요금에 반영되어야 한다는 원칙은 지켜질 가능성이 높다. 국회에서도 국정감사 기간 동안 한전 적자문제를 언급하며 연동제 도입 필요성을 주장했다.

업계는 최근 정부가 연내 발표 계획을 세운 '국가 에너지 효율 혁신전략'과 관련해 연동제 도입을 기대했다. 정부 계획대로 에너지 과소비를 줄이고, 에너지 효율화 사업을 육성하려면 원가 반영 시장이라는 전제조건이 마련돼야 하기 때문이다.

연료비가 상승해도 시장 가격이 그대로라면 에너지 과소비를 제한하기 힘들다.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2016년 1월 배럴당 27달러에서 최근 70달러 선까지 올라섰지만, 그동안 국내 전력도매 단가는 ㎾h당 90원 수준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사실상 원가가 시장요금에 반영되지 않는 셈이다. 최근 친환경 요구가 커지면서 전기생산을 위한 환경비용이 증가했지만 이 역시 적절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

업계는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떠나 일단 전력시장에 연동제 체계는 구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원가가 시장가격에 반영되는 구조를 갖춰야 기존 전력산업은 물론 에너지효율화 등 신산업에 불확실성이 사라진다. 정부가 연동제 도입 후 전기요금 인상에 부담을 느낀다면, 과거 도시가스 사례처럼 미수금을 활용하는 등 운용의 묘를 살리는 것도 방법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한전이 최근 에너지 과소비와 왜곡된 요금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지만, 원가 반영 구조가 갖춰져 있지 않다면 이를 고치기 힘들 것”이라며 “에너지 효율화 시장을 키우기 위해서는 연동제를 도입, 산업계가 효율화 필요성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기요금 원가 연동제

'연료비연동제' '전력구입비연동제' 등으로도 불린다. 전기 생산시 투입되는 연료와 설비투자비, 각종 운영 및 유지보수비 등을 그때그때 가격 변동 만큼 시장가격에 반영하는 개념이다. 연료비연동제는 국제육가, 유연탄, 천연가스 가격 변동을 바로 고객이 한전에 납부하는 전기소매요금에 반영한다. 전력구입비 연동제는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구입하는 비용을 소매요금에 적용한다.

<국제유가와 전력도매가격 비교>

출처 : 전력통계정보시스쳄(EPSIS), World Bank Commodity Price

3차 에기본·에너지특위에 높아지는 전력시장 연동제 도입 요구

3차 에기본·에너지특위에 높아지는 전력시장 연동제 도입 요구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