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출입국자 '8000만명' 시대 검역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다. 최근 중국 여행객이 국내에 들여오려던 축산물에서 백신조차 개발되지 않은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되는 등 문제가 잇따르면서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인천공항지역본부와 행정안전부 책임운영기관인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효율적인 국경검역 강화를 위해 공동으로 AI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최근 인천국제공항 여행객이나 보따리상에 의한 밀반입 적발건수는 2015년 이후 매년 12% 이상 증가하고 있다. 적발에 따른 과태료 부과 역시 매년 30% 증가했다. 이에 검역당국은 데이터 기반 국경검역 체계를 강화하고, 검역자원(검역관, 탐지견 등)의 운영 효율을 높이고 있다.
관리원은 검역본부로부터 인천국제공항의 과거 3년간 여객기 입항정보(약 50만건), 검역단속 현황(약 37만건), 탐지견 운영 현황 등을 제공받아 기계학습 분석을 통해 중점 검역 대상 항공기를 예측하고 있다. 그 결과 전체 검역 실적의 약 30%를 차지하는 탐지견의 효율적 운영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휴대물품 밀반입 가능성이 높은 항공기를 선별하고, 불법 휴대물품 반입 위험도도 예측한다. 관리원은 5종 AI 알고리즘을 테스트해 최적의 예측모델을 선정하고, 데이터 학습·검증 과정을 수차례 반해여 높은 정확도(92.4%)의 인공지능 예측모델을 구축했다. 불법 휴대물품 반입 위험도가 높은 항공기 정보를 탐지견 운영 계획에 자동 반영하는 '탐지견 최적 배정 알고리즘'도 함께 개발했다. 테스트 결과 기존 경험에 의한 것보다 약 24.4% 높은 단속률을 나타냈다.
검역본부는 분석결과를 과학적 검역정책 수립과 검역업무 효율화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탐지견 운영계획을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작성한 계획으로 반영해 탐지견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세관(관세청)과 분석결과를 공유하여 밀반입 가능성이 높은 항공기에 대해 엑스레이 검사를 집중 실시하는 등 공항 검역을 강화한다. 분석결과를 기반으로 해외 여행객 및 입국 외국인에 대한 국가·시기별 맞춤형 홍보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인근 국가에서 급속히 확산되어 국내 유입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빅데이터 분석은 과학적 국경검역 구축 기반을 마련한 좋은 협업 사례”라며 “분석결과를 활용해 해외 악성 가축전염병 및 식물병해충 국내유입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