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3400억원을 투입, 양자컴퓨터 전문연구소를 설립한다.
영국 재무부가 발표한 2018 회계연도 예산(안)에 따르면 양자기술에 2억3500만파운드를 배정했다. '양자 기술력 향상을 통한 국제경쟁 우위 점유'를 목표로 제시했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3400억원을 투자해 국립양자컴퓨팅센터(NQCC)를 설립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양자기술을 상용화하고 박사급 인력 양성센터도 건립한다.
이에 따라 영국이 10여년간 양자 분야에 투입하는 자금은 8000억원을 상회한다. 글로벌 양자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평가된다.
국립양자컴퓨팅센터는 실용화 가능한 양자컴퓨터와 양자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양자도전' 과제를 설정하고 산업 전반에서 상업화 가능한 양자기술을 발굴한다.
영국은 7조원 규모 '산업전략챌린지펀드'를 조성하고 산업별로 상업화 가능한 기술을 발굴하고 있다. 올해까지 2차연도 과제를 추진했고 내년에 3차연도 과제를 한다. 3차연도 과제에 양자기술이 포함될 전망이다.
박사급교육센터에서는 양자기술 연구를 위한 고급 인재를 양성하고 양자정보통신기술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전문 교육을 실시한다.
영국은 국가양자기술프로그램(NQTP)을 도입하고 2014년부터 올해까지 2억7000만파운드(4000억원)를 투자했다. 9월에는 8000만파운드(1200억원)를 투자해 양자 관련 4개 허브대학을 운영하기로 했다. 영국 정부가 2014년부터 2024년까지 10여년간 양자 분야에 투입하는 금액은 5억8500만파운드(8600억원)에 이른다. 1조원가량을 투입할 정도로 양자기술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세계 주요국은 양자컴퓨터의 획기적 연산능력과 이에 따른 사이버 보안체계 붕괴 위험을 경고하며 '국가안보'에 준하는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이 13조원을 투입해 국립 양자정보과학연구소를 짓기로 하자, 미국은 향후 4년간 1조3000억원을 긴급 투자하는 '국가양자이니셔티브(NQI)' 법안을 마련했다. NQI 법안은 9월 하원을 통과했고 이변이 없는 한 상원 통과도 무난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백악관은 지난 달 초 '양자정보과학 국가전략개관'을 펴냈다. 전임 오바마 행정부에 이어 백악관이 발표한 양자 관련 2차 보고서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지난해 양자 국책과제가 물거품이 된 이후 이렇다 할 양자기술 활성화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국회 논의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내년 양자컴퓨팅과 양자센서에 투입하는 연구개발 예산은 100억여원에 불과하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