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김준호 주스 대표, “음악전공에 온라인 청음 교육…절대 음감 훈련"

김준호 주스 대표.(사진=전자신문DB)
김준호 주스 대표.(사진=전자신문DB)

“음악 전공 학생을 훌륭한 음악가로 육성하는 데 일조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김준호 주스 대표가 회사를 세우면서 가진 포부다. 첫 단추를 일종의 청각 테스트 '청음'으로 꿰었다. 청각 능력을 기르는 훈련이다. 소리를 듣고 오선보에 음과 리듬을 음표로 나타낸다. 일반인에게는 낯선 용어일 수 있지만 음악을 전공하는 고등학생·대학생들에게는 필수 교과목이다. 하루 보통 30분 이상을 청음 훈련에 쓴다. 별도 레슨도 받는다. 많게는 일주일에 세 차례 넘게 이뤄진다. 틀리는 부분을 바로 잡기 위해선 필요하다. 레슨 가격은 시간당 10만원 안팎이다. 그마저도 배울 기회가 많지 않다. 학생 수에 비해 선생님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런 아쉬움에서 시작된 사업이 청음 교육 온라인 플랫폼이다. '청음이지'라고 이름을 지었다. 녹음한 음악을 그대로 틀어주는 기존 방식과는 다르다. 전체 음악에서 특정 악기, 구간을 지정해 골라 들을 수 있다. 약한 부분을 집중 보완하는 데 유용하다. 리듬 변화와 속도 조절도 가능하다. 특정 소리를 듣고 음표를 찾아야 하는 실제 시험에 최적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용료는 한 달에 5만원이다.

음악에 IT를 결합한 결과다. 음악 소리에 데이터값을 부여했다. 이를 통해 음악을 직접 만들거나 소리를 개인화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러닝매니지먼트시스템(LMS)을 적용했다. 학생들은 소리를 듣고 온라인 오선보에 음표를 그려 입력한다. 선생님은 학생별 수준을 진단, 맞춤형 음악 콘텐츠를 건넨다. 교사 한 명이 학생 수십명을 담당할 수 있다.

김 대표는 “1년간 베타테스트 결과, 오프라인 레슨 횟수가 3분의 1 가량 줄었다”며 “레슨 자체를 대체할 수는 없지만 청음을 가르쳐주는 보조 프로그램으로는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주스는 대박 조짐을 보인다. 교육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주최한 '이러닝코리아 2018' 행사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지금까지 이 같은 상을 40여개 넘게 수확했다. 이중 장관상만 4개다. 치고 나갈 성장동력도 확보했다. 네이버 OGQ 마켓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청음이지 정식 버전을 출시한다.

김 대표는 도전하는 데 망설임이 없다. 서울시립대 음악과에서 작곡을 전공했다. 클래식음악을 배웠다. 서울창작음악제 콩콜에서 작곡부문 입상 경력을 보유했다. 30곡이 넘는 클래식음악을 발표했다. 하지만 그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 대학교 2학년 때 창업에 매료됐다. 2011년 5월 유명 커피 브랜드 강원지역 대표를 맡았다. 이후 개인 커피 브랜드를 선보였다. 매장 8곳을 운영했다. 한 달 수입이 8000만원에 달했다. 김 대표는 더 큰 꿈을 품었다. 음악과 IT를 융합,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신시장 개척에 나섰다. 커피 사업을 모두 정리하고 2016년 12월에 주스를 세웠다.

그는 “청음으로 시작해 시창, 화성학 서비스로 확장할 계획”이라며 “음악 전공 학생들을 위한 대표 온라인 음악 플랫폼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