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치오다구 위치한 과학기술관. 해마다 이 맘 때면 세계 지식재산(IP) 관련 관계자로 북새통을 이룬다. 일본 최대 IP 서비스 산업 행사인 '특허·정보 페어&콘퍼런스'가 이들의 발길을 잡는다. 올해로 27회째다. 30년 가까이 매년 11월 첫 째주 수~금요일에 이 자리에서 열렸다. 일본 발명진흥협회와 일본특허정보기구 등이 개최하는 행사로 한국을 비롯해 중국, 미국, 유럽 전문가 2만여명이 참석한다.
올해 전시회가 개막한 7일 행사장을 찾았다. 각국 기업, 관계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전시장 규모는 빅사이트 등 전문 전시장에 비할 바가 못 된다. 그럼에도 이 전시회가 30년 가까이 장수하는 비결은 '내실'에 있다.
7일 개막한 올해 행사에는 나스닥 상장사인 프론테오, 캐논, 히타치, 후지쯔 등 100여개 기업이 210개 내외 부스를 꾸렸다. 특허 등록, 분석 관련 최신 솔루션을 한자리에서 선보였다.
참석자는 경쟁사 전략은 물론 고객사, 산업 동향 등 IP 시장 전반을 살필 수 있다.
특허법인 C&S의 윤병훈 변리사는 “고객사와 접점을 만들기 위해 행사에 참가했다”면서 “IP 시장이 어떤 부분에선 폐쇄적인데 고객과 시장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행사”라고 말했다.
한국지식재산서비스협회는 매년 시장개척단, 참관단을 이끌고 행사를 찾았다. 올해 일본 경제 호황으로 지난해 수출실적 100만달러를 넘어서는 성과를 기대했다. 일본 IP 업계와 협력도 강화한다. 별도로 교류회를 갖고 한일 IP 서비스 산업계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올해 행사 키워드는 '4차 산업혁명'이다. IP 솔루션 품질은 결국 데이터 분석 싸움이다. 이 시장에도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을 도입한 분석 솔루션이 기존 제품을 대체하고 있다.
이날 콘퍼런스에서도 추세가 확인됐다. 일본 방재과학기술연구소와 편의점 프랜차이즈 세븐일레븐은 최근 AI,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해 방재 사업에 나섰다. 일본 전역 편의점 점포에 기상정보 센서를 설치, 이를 기반으로 실시간 대응했다.
기록적 폭설로 피해를 입은 지난 겨울, 지역별 적설량은 방재 계획을 수립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나카무라 카즈키 방재과학기술연구소 주임연구원은 “편의점이 하나의 센서 역할을 하면서 정밀한 기상, 지진 정보 등을 얻을 수 있다”면서 “센서의 비용을 낮추면서 정보의 질을 높이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와타나베 토시야 도쿄대학 교수는 “AI, IoT 시대 데이터 활용은 IP 서비스 기업의 새로운 비즈니스 열쇠”라고 강조했다.
도쿄(일본)=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