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디지털 카메라 시장이 부진한 가운데 미러리스 카메라가 성장하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오고 주요 카메라 제조사는 최근 풀프레임을 적용한 미러리스 카메라 라인업을 갖추면서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탈바꿈한다. 미러리스 카메라가 침체된 카메라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11일 일본 카메라영상기공협회(CIPA)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미러리스 카메라 생산량(금액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22.5%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 생산량이 4.7%, 렌즈일체형 카메라 생산량이 29.2%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같은 기간 전체 카메라 생산량도 금액 기준 5.3% 줄어든 가운데 미러리스 카메라만 성장세를 지속했다.
미러리스 카메라는 DSLR 카메라에서 사용자가 촬영 초점을 맞추기 위한 장치인 뷰파인더를 제거한 카메라다. DSLR에 비해 부피가 줄어 휴대성이 우수하고, 스마트폰 카메라에 비해 화질·화각 등 성능이 뛰어나다. 렌즈를 교환할 수 없는 렌즈일체형 카메라와 달리 렌즈 교환도 가능하다.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은 올해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재편성되는 분위기다. 1분기 생산량이 금액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0.5% 늘었는데, 2분기에는 20.2%로 상승했다. 이어 3분기에는 22.5%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수량 기준 생산량이 전년 대비 1.8% 소폭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시장이 바뀌는 셈이다.
올해 풀프레임을 적용한 미러리스 카메라가 잇따라 출시되면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풀프레임은 35㎜ 필름카메라 크기를 온전히 구현한다. 일반적인 카메라 제품에 적용되는 크롭바디에 비해 1.5~1.6배 넓은 화면을 담기 때문에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소니가 지난 3월 'a7 Ⅲ'를 기존 자사 비슷한 성능 제품보다 절반 수준으로 낮춘 200만원대 가격으로 선보이면서 시장 경쟁에 불을 지폈다. 니콘이미징코리아와 캐논도 지난 8·9월에 자사 최초로 풀프레임 미러리스 제품을 선보이면서 판을 키웠다.
내년에도 풀프레임을 기반으로 한 미러리스 시장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소니는 내년 풀프레임을 포함한 'E-마운트 렌즈' 라인업을 현재 48종에서 60종으로 늘릴 계획이다. 캐논은 내년 DSLR과 풀프레임 미러리스를 양대 축으로 카메라 시장 점유율을 높이며, 니콘 또한 DSLR과 미러리스 라인업을 동시에 키운다.
세계 디지털 카메라 시장은 스마트폰 성장 이후로 지속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CIPA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카메라 생산규모는 5479억2707만엔 수준으로 2010년 1조3724만엔보다 60% 감소했다. 반면 미러리스 카메라는 2013년 991억 1004만8000엔에서 지난해 1416억8368만엔으로 42.9% 성장했다. 올해도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침체된 카메라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새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
카메라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 400만~500만원대였던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기능이 이제 200만원대에서도 구현 가능하다”면서 “내년에도 (미러리스 카메라 쪽으로) 시장 변화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