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4 렉스턴'이 쌍용자동차 대주주 '마힌드라&마힌드라(이하 마힌드라)' 엠블럼과 새 이름을 달고 이달 중순부터 인도 현지 판매를 시작한다. 마힌드라 최상위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자리할 G4 렉스턴은 쌍용차 수출 물량 증대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마힌드라는 쌍용차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4 렉스턴을 기반으로 한 신차 'Y400(코드명)' 차명을 '인페르노(Inferno)'로 확정했다. 현지 판매는 이달 19일부터 시작한다. 마힌드라는 2012년부터 '렉스턴 W'를 현지에서 조립 생산해 판매했으나, 마힌드라 엠블럼과 독자 차명을 붙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힌드라는 쌍용차로부터 G4 렉스턴을 반조립제품(CKD) 형태로 공급받아 인도 차칸(Chakan) 공장에서 조립 생산해 판매한다. 이를 위해 쌍용차와 마힌드라는 G4 렉스턴 제품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5월부터는 CKD 선적을 시작, 현지 판매를 준비해왔다. 인페르노는 CKD 생산으로 최대 60%에 달하는 인도 정부 수입차 고관세 정책을 피할 수 있게 됐다.
G4 렉스턴을 인페르노로 현지 생산해 판매하면 가격 경쟁력을 높이면서 마힌드라 판매망을 활용할 수 있다. 인페르노 예상 가격은 240만루피(약 3700만원) 수준으로, 동급 모델보다 가격 경쟁력이 우수한 편이다. 마힌드라가 인도 전역에 전시장과 서비스센터 등 풍부한 네트워크를 갖췄다는 것도 강점이다.
인도 현지 전략형 모델로 재탄생한 인페르노는 G4 렉스턴 플랫폼과 파워트레인 등을 그대로 사용하지만, 전면 그릴과 엠블럼 등에 마힌드라 디자인을 입혔다. 쌍용차가 개발한 2.2ℓ 4기통 디젤 엔진과 7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도로 상황이 좋지 않은 인도 현지 상황을 반영해 새로운 서스펜션을 장착, 차고를 높이고 핸들링 특성을 바꿨다.
인페르노가 진입할 인도 대형 프리미엄 SUV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은 시장으로 평가된다. 인도 자동차 시장은 2020년까지 중국, 미국에 이어 글로벌 3위 시장에 올라설 전망이다. 현재 연간 2만대 수준에 불과한 인도 대형 프리미엄 SUV 시장은 토요타와 이스즈, 포드 등 일본과 미국 브랜드가 과점하고 있다.
마힌드라와 쌍용차는 제품 현지화는 물론 신차 개발과 해외시장 개척 등 여러 방면에서 시너지를 내기 위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쌍용차는 전기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마힌드라와 협업을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마힌드라가 쌍용차 제품 도입 확대로 인도 시장에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향후 마힌드라가 글로벌 시장 진출에 쌍용차 CKD 방식 도입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