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에 약물 같은 분자를 신속하고 안전하게 전달하는 '나노빨대' 기술이 개발됐다. 니콜라스 멜로시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연구진은 최근 세포 안으로 분자를 전달하는 나노빨대 기술을 개발했다. 나노빨대는 나노 크기 알루미늄 튜브다. 세포막에 나노 크기 미세 구멍을 뚫어 세포질까지 물질을 전달한다. 세포에 구멍을 내고, 분자가 세포 속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투입되도록 유도하기 위해 미세한 전류를 흘린다.
나노빨대 방식은 기존 방식보다 속도와 안전성 면에서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전류를 흘려 구멍을 뚫은 뒤 약물을 주입하는 전기천공법이 개발됐다. 그러나 세포를 크게 손상시킬 수 있어 전달 효율이 떨어졌다. 나노빨대도 전류를 사용하지만 아주 미세한 부분에만 전류를 흘릴 수 있어 세포가 받는 손상이 적다. 바이러스가 세포를 감염시키는 과정을 활용해 화학물질을 주입하는 방법도 개발됐지만 감염 위험 탓에 안전성이 떨어졌다.
연구진은 나노빨대로 쥐 뇌세포에 분자를 주입하는 실험을 실시한 결과 20초 만에 세포 10%가량만 손상됐다고 발표했다. 연구결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어드밴시스'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세포 내 분자 주입이 어려운 면역세포에도 이를 적용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 방법을 찾아낼 경우 암 세포 내 직접 약물을 넣어 치료할 수 있다. 멜로시 교수는 “나노빨대 기술은 특히 유전자 치료와 암 면역 요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