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2기 경제팀 투톱에 놓인 또다른 과제는 '포용국가'를 어떻게 풀어갈지다. 문 대통령이 내년 국정 3년차를 맞아 포용국가를 핵심 어젠다로 제시했지만 추진 과정에서 이해관계가 충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책 조율을 통해 균형감을 갖추는 것이 과제다.
문 대통령의 2기 경제팀 인사는 포용국가를 보다 강하게 추진하려는 포석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후보는 포용 국가의 동력을 만들어내는 사람으로, 김수현 신임 정책실장은 포용국가 설계자이면서 실행을 총과해 나갈 적임자로 각각 전진 배치시켰다. 새로 임명된 김연명 사회수석도 현 정권에서 정책기획위 포용사회분과위원장을 맡아 포용국가의 이론적 기반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9일 인사발표에서 “지금은 우리 경제정책과 포용국가 정책이 어느 때보다도 서로 협심해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호흡이 중요하다”며 “그런 관점에서 인사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포용국가를 강조하고 있다. 이달 초 2019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도 포용국가는 '대한민국의 시대적 사명'이라고 역설했다. 9월 '포용국가전략회의'에서도 “포용이 보편적 가치가 돼야 한다”며 “초고령사회에서는 사회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더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내년 국정 운영 3년차로 접어들면 포용국가 정책 실현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3대 경제기조를 유지하지만 목표는 포용국가 실현으로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복지와 정부의 소득 재분배 기능을 강화하는 포용적 성장은 혁신성장 정책과 충돌이 불가피하다. 당장 공유경제, 데이터경제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성장과 혁신보다 '함께 잘 살자'가 강조될 경우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워진다. 최근 논란이 확산되는 협력이익공유제 사례에서도 포용국가를 둘러싼 가치 충돌을 확인할 수 있다.
청와대도 이 같은 현실적 문제를 인식한 듯, 새로 임명된 경제팀에 '정책조율 능력'을 요구했다. '원팀'으로서의 호흡과 함께 각 부처 간 업무 조정 등 정책 조율을 통한 '원보이스'도 기대했다.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고 소통을 강화해 나가자는 의미도 포함됐다.
문 대통령은 올해 초 장·차관 워크숍에서 “여러분은 문재인 정부라는 한 배를 탄 공동운명체”라면서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고 모두가 한 팀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소통하면서 일을 추진해 달라”고 팀플레이를 강조했다.
하지만 청와대가 '원팀'을 앞세우면서 자칫 '원사이드' 정책으로 전락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청와대 힘이 강해지면 필연적으로 내각의 위상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며 “원팀의 원보이스로 '포용국가'만 강조하면 내각의 경제정책 권한이 묶여버린다”고 지적했다. 경제정책만큼은 내각이 주도권을 쥐고 챙겨나갈 수 있도록 권한을 많이 줘야 한다는 주문이다.
<표>문재인정부 포용국가 3대 비전과 9대 전략
<출처:청와대>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