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는 '오프쇼어링'이 생산 비용 절감으로 국내 고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14일 발간한 BOK 경제연구 '수출입과 기업의 노동수요' 보고서에서 “오프쇼어링은 해외 현지 생산에 따른 비용 절감으로 국내 노동수요를 증가시키는 간접적 효과가 있다”며 “수입 증가에 따른 노동수요 감축 효과를 완화한다”고 밝혔다
한은 연구에 따르면 수입이 증가하면 수입재가 국내 노동을 대체해 기업 노동 수요가 줄어든다. 반면 기업이 오프쇼어링을 활용하면 국내 노동수요를 늘리는 효과가 나타난다. 결국 수입이 유발하는 노동수요 감축 효과가 일부 상쇄되는 것이다.
수입 증대로 노동 수요가 줄지만 오프쇼어링으로 기업 생산성이 높아져 추가 생산 확대가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오프쇼어링으로 기업은 비용을 절감하고 이는 제품 가격 하락, 수요·생산 증가의 연결 고리로 이어져 노동 수요가 증대되는 간접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반면 수출 측면에서 보면 생산성이 높은 기업은 수출이 노동수요를 창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늘어난 수출에 대응해 생산을 확대하면서 고용을 늘리기 때문이다. 다만 생산성이 떨어지는 기업은 수출 증가가 노동수요 증대로 연결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오프쇼어링은 수출기업의 노동수요를 축소시키기도 한다고 평가했다. 오프쇼어링으로 기업의 국내 생산 비중이 줄어 고용이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한은은 오프쇼어링이 유발하는 노동수요 감소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생산기지를 국내로 복귀시키는 리턴 정책 보다는 기술개발 지원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한은은 “세제 혜택 등 국내 복귀를 유도하는 비용 측면 정책 지원보다는 자국에서 생산 활동과 연구개발(R&D)이 밀접하게 연계되면서 혁신이 촉진되는 기술 개발 중심의 지원 정책이 긴요하다”고 밝혔다. 또 “수출 확대에 따른 고용 창출 효과는 생산성이 높은 기업에서 뚜렷이 나타난다”며 “기업 생산성 향상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