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아마존도 언젠가 망할 수 있다고 자사 직원들에게 경각심을 불어넣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CNBC에 따르면 베이조스는 지난주 미국 시애틀에서 직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마존에 대마불사는 없다"고 말했다.
베이조스는 "사실 나는 아마존이 어느 날 망해 파산할 것이라고 본다"며 "대기업을 보면 수명이 30여년이지 100여년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20세기의 아마존'으로 불리던 대형 유통매장인 시어스 백화점의 최근 파산에서 얻을 교훈이 있느냐고 한 직원이 물은 데 대한 답변이다.
베이조스는 파산 시점을 미루려면 기업들이 내부를 들여다보며 자신을 걱정하지 말고 고객들에 대한 강박관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고객이 아닌 우리 자신에 집중하게 될 때가 종말의 시작"이라며 "우리는 그 날이 가능한 한 늦게 찾아오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조스가 적극적으로 경종을 울렸으나 아마존은 현재 전례 없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아마존의 소매업은 계속 성장하고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서도 쾌재를 부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e마케터에 따르면 아마존은 올해 미국 내 전체 온라인 판매의 48%를 차지해 작년 43%보다 점유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조사업체인 시너지리서치그룹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아마존의 AWS 서비스가 미국의 전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의 34%를 점유해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음성비서로 개발한 알렉사도 가정에 급속도로 보급되고 있다.
아마존 인력은 지난 8년 동안 20배 늘어 60만명에 이르렀고 주가는 2013년 이후 4배 이상 상승했다.
그러나 아마존이 급속도로 확장하는 만큼 견제도 점점 거세지고 있다.
창고 근로자들의 열악한 근로조건 때문에 노동문화가 기업 규모를 따라가지 못한 악덕 기업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마존이 세금은 거의 내지 않으면서 미국 우편 서비스에 무임승차해 거대 이익을 얻고 있다고 타박했다.
아마존은 최근 제2 본사를 추진하면서도 1년 동안 미국의 후보 도시들이 '인센티브 경합전'을 벌이게 했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베이조스는 사업이 확장되고 인력이 많아지면서 발생하는 우려에 대해서도 예전부터 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지난 3월 직원들과 만남에서도 "우리가 대기업이라는 것은 사실"이라며 "거대 기관은 정부조직이든 민간기업이든 그 종류를 불문하고 검사를 받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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