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중국본부 인력 교체 초강수를 둔 것은 중국 시장 대응 체제의 전면 개편을 시사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현대차그룹이 조직 쇄신과 중국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부회장급이 포함된 강도 높은 인사를 단행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보임 이후 사실상 첫 쇄신 인사다. 중국 내 시장경쟁력 회복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정 수석부회장 판단이 작용했다.
그동안 중국사업을 담당하던 설영흥 고문(부회장급)을 비상임 고문으로 발령하고 이병호 부사장을 중국사업총괄 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중국사업본부 내 주요 임원들에 대한 인사를 발표했다.
중국연구소, 지주사, 생산본부 임원 교체 인사를 포함해 중국사업본부 내 모두 20여명에 달하는 임원 인사가 이뤄졌다.
이번 인사는 정 수석부회장이 결심한 것으로 전해져 정 수석부회장이 중국에서 '위기극복과 새로운 도전'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수석부회장 보임 후 지난달에 실시한 상품·디자인·R&D 분야 임원 인사가 미래 경쟁력 확보 차원이었다면 이번 인사는 특정 본부에 대한 대규모 인사라는 점에서 시사점이 크다.
자동차산업의 어려운 경영환경을 타개하기 위한 조직 분위기 쇄신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중국 현지업체들의 공세 등 영향으로 판매가 급격히 하락했으며 올해도 전년 동기 대비 10% 성장에 그치며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이번 인사를 통해 중국사업본부의 본원적 경쟁력을 제고하고 사업 전반 시스템을 재구축함으로써 실질적 탈환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중국시장 근본적 경쟁력 강화 방안을 새롭게 수립하고 보다 체계적인 중국 전략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중국 자율주행·커넥티드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중국 IT 기업들과의 협력과 함께 내년에는 중국 전용 전기차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 현대·기아차 중국기술 연구소장 차석주 전무와 현대차그룹 중국 지주사 정책기획실장 이혁준 상무는 각각 부사장, 전무로 승진했다. 차 부사장과 이 전무는 중국제품개발본부장, 중국 지주사 총경리에 보임됐다.
중국 현지 생산을 총괄하는 임원 인사도 이뤄졌다. 베이징현대창저우공장 문상민 상무는 베이징현대생산본부장에 임명됐다. 기아차 화성생산담당 김성진 상무는 둥펑위에다기아 생산본부장으로 부임한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