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디지털 포렌식은 사물인터넷(IoT) 기기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스마트TV를 통해 남겨진 영상, 스마트워치에 기록된 건강상태, CCTV 기록 등 모든 기기는 증거를 남깁니다.”
이상진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과거와 PC나 스마트폰으로 한정됐던 디지털 포렌식 범위가 전체 IoT 기기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디지털 기기 확산은 포렌식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 과거 종이 등 기록물이 증거가 됐다면 이제는 스마트TV, 스마트워치 등 디지털 기기 기록이 중요 수사 자료가 된다.
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기자 피살사건의 주요 증거는 '애플 워치'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워치에 피살 상황이 녹음돼 다른 기기에 동기화되면서 사건 정황이 밝혀진 정황이다. 2016년에는 미국 아칸소 주 경찰 당국이 살인사건 현장에 있던 인공지능(AI) 스피커 에코를 회수하고 아마존에 관련 정보를 요구하는 수색영장을 발부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스마트워치가 단순히 건강상태만 체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활동 여부까지 확인 가능해 범죄 당시 상황도 역추적 가능하다”면서 “IoT 기기를 활용한 디지털 포렌식은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지만 이미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포렌식 기술은 통합 솔루션 형태로 발전을 기대했다. 분석을 위해 직접 하드웨어(HW)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원격에서 분석하는 방향이다.
이 교수는 “외국에서 벌어진 내국인 사건을 직접 가서 분석하기 쉽지 않아 증거 훼손도 우려된다”면서 “해외나 지방에서 벌어진 사건에서도 신속하게 구속영장 등을 신청하도록 데이터를 원격에서 분석하는 '원격 포렌식'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