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클라우드 서비스 아마존웹서비스(AWS)에 장애 발생으로 쿠팡, 업비트 등 국내 주요 온라인 사이트가 한순간 먹통 됐다. 최근 국내 주요 기업이 클라우드 도입을 타진하는 상황에서 점유율 1위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 클라우드 확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22일 오전 8시부터 약 두 시간 동안 AWS 서울 리전(복수데이터센터)에 장애가 발생했다. 원인은 도메인네임시스템(DNS) 오류로 보인다. DNS에 문제가 발생하면 사이트 접속이 어렵다. AWS코리아 관계자는 “DNS 오류로 보인다”면서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오류로 쿠팡, 배달의민족, 여기어때, 업비트, 이스타항공 등 AWS 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내 주요 사이트 접속이 지연되거나 차단됐다. 중소 게임사, 온라인사이트 등 AWS 서울리전을 이용하는 수십개 사이트도 중단됐다. 중국, 일본 등 다른 리전을 이용하는 사이트는 피해를 면했다.
업비트와 코인원을 비롯해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도 상당수 접속 장애를 겪었다. 24시간 거래가 이뤄지고 시세 변동 폭이 큰 암호화폐 거래 특성상 이용자 불만도 상당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일부 이용자도 접속 장애에 따르는 금전 손실과 정신 피해를 주장하지만 보상은 요원하다. 피해 사실 객관 입증이나 손실액 규모 산출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일부 암호화폐 거래소는 장애 시점에서 발생한 주문을 취소하는 등 예방 조치에 나섰다.
AWS 장애 사건은 국내 클라우드 산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국내 기업과 기관이 앞 다퉈 클라우드를 도입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을 비롯해 금융·공공기관 등은 클라우드를 도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2021년까지 시스템 100%를 AWS 클라우드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안전·보안이 중요한 항공사 시스템 전부를 클라우드에서 운영한다는 점은 클라우드 불안감을 불식시키기 충분했다. 주요 기업이 대한항공 뒤를 이어 전면 클라우드 채택 분위기로 흐를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정부도 금융 클라우드 빗장을 풀겠다고 발표하는 등 공공 도입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했다.
AWS 장애로 클라우드 운영과 보안 우려 목소리가 다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AWS는 재해복구센터 등을 운영, 문제가 발생해도 중단 없는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장애 피해를 본 사이트 다수에 재해 복구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클라우드 시장에서 기술력 세계 1위를 자랑하는 AWS 명성에 금이 갔다. 태풍 등 자연 재해로 데이터센터에 이상이 생겨 가동 문제가 발생한 사례는 있지만 운영·관리 문제로 피해가 발생한 적은 거의 없다.
클라우드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으로 클라우드 전면 도입을 고려하던 기업은 논의를 재검토하거나 축소 도입을 검토할 것”이라면서 “시스템 전체를 클라우드로 전환하기보다 프라이빗(내부) 클라우드와 퍼블릭(외부) 클라우드를 함께 도입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도입 사례가 늘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선 SW 전문기자 river@etnews.com,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