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에 어머니는 “남에게 베풀어서 손해 보는 일 없다”고 하셨다. 추운 겨울날 집 앞 걸인에게도 따뜻한 밥 한 끼를 내 주실 정도로 힘들고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인간사랑'을 자식에게 보여 주신 그런 어머니 모습은 내 삶을 아우르는 가치관이 됐다.
이러한 가치관은 내가 기업인이 돼서도 잃지 않으면서 한편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인력을 해마다 채용하는 것으로 실천한다. '아프리카 케냐의 우물파기' 사업을 후원하는 것으로 이어지면서 기업인으로서 사회 책임을 작은 사랑으로 나누고 있다.
이처럼 기업이 이익을 창출하는 범위를 넘어 사회와 환경에 책임감으로 임하고, 기부 등을 통해 실천하는 모든 행위를 말하는 '기업의 사회책임'(CSR)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대기업 책임이라고 생각하던 CSR 활동은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건실한 중소기업에도 그 역할이 부여되기 시작했다.
이에 비해 책임감과 실천이라는 의미 때문에 많은 중소기업이 CSR를 크게 부담스러워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미 여러 중소기업이 CSR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를 시작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다.
중소기업 CSR는 기업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 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에서 시작된다. 기업은 성장하면서 성장을 뒷받침할 우수 인력이 필요하며, 이에 따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사회 책임감과 실천에 부합하는 CSR 첫걸음이다. 이를 통해 기부나 어려운 이웃돕기 같은 사회 공헌 확대로 이어질 수가 있다. 이를 가장 잘 실천하고 있는 중소기업군이 바로 이노비즈 기업이다.
이노비즈 기업은 기술 혁신을 지속, 지난 8년 동안 누적 26만7000여개 양질 일자리를 창출했다. 일반 중소제조업 대비 3배 이상 경영 성과를 기반으로 사회 공헌 활동을 확대하면서 CSR를 적극 실천하고 있다.
얼마 전 이노비즈 기업인이 힘을 모아 올해 초 발생한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의 시나붕 화산 재해로 피해를 본 현지 주민을 지원한 것도 작은 나눔을 실천한 사례 가운데 하나다.
지난 4월 이노비즈 협회장 자격으로 멜리아디 셈비링 인도네시아 중소기업부 차관과 만날 기회가 있었다. 셈비링 차관은 이노비즈 기업 중심으로 한국과 인도네시아 기술 교류 확대, 시나붕 화산 재해로 부족한 직업전문학교 및 학교 도서관 시설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이노비즈 기업 대상으로 모금을 추진했고, 그 결과 이노비즈 기업인 26명이 동참함으로써 3만달러 이상 기부금을 전달하는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어머니가 추운 겨울날 밤이 늦도록 집 앞에 있는 걸인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내주시던 모습을 돌이켜 생각해 보면 자식에게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교육법이었다.
우리 기업인도 마찬가지다. 일자리 창출이라는, 기업이 가장 잘 보여 줄 수 있는 사회 책임부터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투자 귀재로 일컬어지는 워런 버핏이 “열정은 성공 열쇠이고, 성공의 완성은 나눔”이라며 강조한 것처럼 일자리 창출로 시작한 사랑 실천은 사회 공헌으로 이어져서 기업을 더욱 빛나게 하는 성공 가치가 될 것이다.
성명기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 회장 smk@innobiz.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