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만 탈원전 폐기, 남의 일로만 봐선 안돼

대만 국민들이 차이잉원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반대했다. 국민투표에서 탈원전 법조항 폐지 찬성이 589만5560개(29.84%)를 얻었다. 반대는 401만4215표 였다.

차이잉원 총통의 탈원전 계획은 2년을 채 넘기지 못하고 국민투표 결정에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탈원전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우리나라도 국민투표나 새로운 판단 기준 마련등 요구가 거세질 수 있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이 UAE 바라카 원전 터빈실에서 설비 운영 준비현황을 듣고 있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이 UAE 바라카 원전 터빈실에서 설비 운영 준비현황을 듣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후 많은 국가들이 탈원전 정책을 펴왔다. 그러나 당사국이었던 일본이 원전을 재가동하기 시작했다. 프랑스 마크롱 정부도 원전 축소시점을 10년 늦추기로 최근 결정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원전을 두고 국제사회가 유사한 문제를 겪고 있다.

우리나라도 탈원전 정책이 옳은가를 두고 아직도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원전 시스템을 수출하는 나라가 탈원전 정책을 하는 게 맞는가, 우리나라 중장기 전력수급 상황이 원전을 빼고도 안정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가는 여전히 시각이 엇갈린다.

그간 우리나라는 여러 기관에서 원전 관련 설문조사를 거쳤다. 그러나 조사 주체에 따라 결과가 상이하게 나오면서 중립성과 공신력을 갖춘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은 것도 사실이다.

이번 대만 국민투표 결과를 단순히 주변국 일로만 간과해선 안된다. 우리나라 탈원전 정책은 초기부터 이해 당사자간 충분한 토론을 거치지 않았고 합리적 미래예측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대만 국민투표 결과로 우리나라에서 탈원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다시 커질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 정부가 관련 정책을 즉각 후퇴할 필요는 없다. 다만 그간 논란과 오해를 씻고 진정으로 국가와 산업발전에 필요한 원전 정책이 무엇인지 다시 판단해 볼 계기로 삼는 일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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