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 최대 쇼핑 시즌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공격 프로모션을 재개했다. 미국 시장 인센티브를 계속 줄이겠다고 선언했지만 현지 경쟁 심화로 연말까지 판매 부진이 이어지자 다시 할인카드를 꺼내 들었다.
현대·기아차는 연말까지 차종별 최대 20%에 달하는 가격 할인과 60개월 무이자 할부는 물론 고객 맞춤형 프로모션을 바탕으로 판매를 견인할 방침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미국법인은 다음달 3일까지 홀리데이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미국 주력 차종인 쏘나타와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 코나, 투싼, 싼타페를 대상으로 현금 할인과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한다.
가장 할인 폭이 큰 차종은 내년 세대 변경을 앞둔 중형 세단 쏘나타다. 최대 3750달러(약 420만원)를 할인하며, 60개월 무이자 할부도 선택할 수 있다. 투싼 3000달러, 코나 1500달러, 싼타페 1500달러, 아반떼 1000달러를 할인받을 수 있다. 본사가 제시한 공식 할인 폭으로 지역별 딜러가 제공하는 추가 할인을 적용하면 소비자는 이보다 훨씬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현대차는 기본 할인 외에 고객 맞춤형 특별 헤택도 마련했다. 대학 졸업자 대상 400달러, 군인 대상 500달러, 지능형 안전장치 구매자 대상 1000달러를 지원한다. 캘리포니아 산불 피해 등 750달러를 할인해주는 지역사회 돕기 프로모션도 마련했다.
기아차 미국법인도 블랙프라이데이 할인 행사에 돌입했다. 대상 차종은 쏘렌토, 스포티지, 쏘울, 니로 4종이다. 공식 할인 폭은 쏘렌토 4000달러, 쏘울 2500달러, 스포티지 2500달러, 니로 500달러 수준이다. 쏘렌토는 60개월 무이자 할부도 실시한다.
현대·기아차가 공격 프로모션을 재개한 것은 미국 내 판매 부진이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된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현대·기아차 미국 시장 누적 판매량은 105만1869대로 지난해보다 1.4% 줄었다. 다만 하반기 들어 판매 부진이 심각했던 지난해보다 감소 폭을 줄이며 회복세를 나타내는 점은 긍정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미국법인 인센티브 감소를 시도 중인 가운데 연말 재고 압박 등으로 일시적 프로모션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면서 “경쟁이 치열한 미국 시장에서 제값받기 정책이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