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최초 SP 인증 획득 조직, 육군의 SW 개발 프로세스 선진화와 SP 인증 사례

공공기관 최초 SP 인증 획득 조직, 육군의 SW 개발 프로세스 선진화와 SP 인증 사례

지난해 11월 육군 정보 체계 관리단이 SP 인증 2등급을 획득했다. 공공기관 최초로 SP 인증을 획득했다고 하는데 전문 SW 개발업체가 아닌 육군이 SP 인증을 획득했다는 점이 많은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최근 국방 분야에 4차 산업혁명 물결이 거세다. 21세기 전략환경과 미래전에 부합할 수 있는 국방역량과 태세를 갖추고 '정예화된 선진강군'을 육성하기 위해 우리 군이 국방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정보와 지식 중심의 기술집약형 과학 군으로의 체질 개선을 위해 군 구조 개편과 무기 체계를 첨단화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가 마주하게 될 전장은 인간을 대신해 로봇과 드론이 작전하고 각개 전투원으로부터 모든 작전요소가 실시간 연결 및 통합되며 인공지능은 우리가 지금 상상하기 힘든 영역까지로 그 역할을 확장할 것이다.

육군도 최근 워리어플랫폼, 아미 타이거4.0, 드론봇 전투체계 등 AI+ICBM으로 대표되는 신기술을 접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기술이 접목되는 분야 중심에는 SW가 자리하고 있다. 실례로 군이 도입 중인 5세대 전투기 F­35A에는 약 1800만 라인의 소스코드(SLOC, Source lines of code)가 포함돼 있고 전투기의 전체 기능 중 90%가 SW로 수행될 정도로 최근 무기체계 기능의 상당 부분이 SW로 구현되고 있다. 따라서 SW 능력이 없는 첨단군은 상상하기 힘든 현실이다.

육군도 SW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인식하고 자체 SW 개발 능력을 갖추기 위해 오랜 기간 노력해왔다. 정보 체계 관리단은 1978년 육군본부에 중앙전산소로 창설된 이후 1982년부터 SW 개발실 편성 등을 통해 연평균 30여 개의 군용 SW를 개발 및 유지·보수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약 40년 동안 내부 SW 개발 프로세스를 자체 정립했으며 내부 SW 개발 및 유지 보수 활동에 이를 적용해오고 있다.

육군의 SW 개발 프로세스는 자체 개발되거나 중소 협력사와의 개발을 통해 이미 개발된 SW의 품질을 높이고 개발 효율과 유지 보수성을 높이기 위해 여러 차례 최적화돼왔다. 하지만 급변하는 IT 환경 변화에 따른 개선 요소는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으며 국방개혁 등 군 체질 개선 과정에서 내부의 SW 개발 인력과 조직은 지속해서 감소하고 관련 분야의 중소기업들 역시 열악한 상황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대한 SW 개발 체계의 선진화가 절실했다.

정보체계관리단은 SW 개발의 효율과 품질을 높이기 위해 외부 전문기관 협력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지난해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하, NIPA)과의 협력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국방 소프트웨어(SW) 체계 선진화와 산업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으며 ‘SW 개발 프로세스 선진화'를 협력·추진했다.

NIPA에서는 SW 개발의 추적성, 가시성이 보장되는 선진화된 SW 공학 기법 적용을 통해 SW 개발관리시스템(이하, 선진화 체계) 구축을 권고했으며 홍익대 김영철 교수 연구실의 멘토링을 받아 약 수개월간 선진화 체계를 구축하고 시범 사례를 적용했다. 개발된 선진화 체계는 사용자의 요구사항이 소스코드까지 연계성 있게 추적확인이 가능하고 결함에 대한 분석, 역공학 기법을 통한 SW 구조 복원 등 SW를 개발하고 유지 보수하기 위한 핵심사항들을 가시화할 수 있다. 이를 통해 SW의 품질을 향상하고 유지 보수를 용이하게 하는 등 효율적인 업무가 가능하다. 보이지 않는 SW 개발 과정을 가시화 되도록 함으로써 숙련된 관리자에 의해 초급 개발자의 어려움을 밀착 지도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 것은 육군의 정보 체계 관리 총괄 임무 수행 측면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육군이 보유 중인 SW 개발 업무 프로세스와 선진화 체계 구축은 2017년 말 공공기관 최초 SP 인증 획득으로 이어졌다. SP 인증은 SW 개발 모든 단계에 대한 표준화된 기준을 제시함은 물론, 국방의 중심에 있는 육군이 SP 인증을 획득함으로써 국방 분야 IT 업계에 SW 품질 관련 하나의 기준을 제시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2018년 현재에도 이를 기반으로 육군에서는 지속적인 개선을 추진 중이다.

4차 산업혁명의 거친 물결은 현재에 안주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국방 SW 분야에서 새로움을 추구하고 변화 적응을 위해 멈추지 않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이다.

육군 정보체계관리단장 이종훈 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