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 화성탐사선 '인사이트호'가 화성에 착륙했다. CNN 등에 따르면 인사이트호가 26일 오후 2시 54분쯤(미국 동부시간 기준) 화성 적도 인근 엘리시움 평원에서 신호를 전송했다고 전했다. 5월 5일 지구를 떠난 지 206일 만에 화성에 착륙했다. 인사이트는 여덟 번째로 화성 착륙에 성공한 탐사선이다. 현재까지 화성 착륙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뿐이다. 40여 년 동안 총 8개 탐사선을 화성에 착륙시켰다. NASA는 홈페이지를 통해 “화성이 새 로봇 입주민을 맞이했다”며 자축했다.
부러우면서 착잡하다. 국내 우주 산업 현주소를 뒤돌아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주 산업은 치밀한 중장기 계획보다 정권 입맛에 따라 흔들렸다. 달 탐사 계획이 대표 사례다. 고무줄처럼 늘이고 줄이기가 반복됐다. 2009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대전국제우주대회에서 “달 탐사 프로그램에 참여하겠다”고 공언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 11월에 수립한 '우주개발 세부 실천 로드맵'을 구체화한 것이다. 이어 2023년 달 궤도선 발사, 2025년까지 자체 탐사선을 달에 보낸다는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계획을 변경됐다. 2012년 대통령 선거 운동 기간에 “2020년 달에 태극기를 펄럭이게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2017년 달 궤도선을 쏘아올리고 2020년에 달착륙선을 보내겠다고 계획을 앞당겼다.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는 우주개발 사업 일정이 다시 재조정됐다. 2월 국가우주위원회를 열고 달 궤도선 사업은 2020년까지, 달착륙선은 2030년 목표로 각각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박근혜 정부 계획에서 10년이 더 늦춰졌다. 매 정권 계획이 변경된 것이다.
과연 문제없이 달 탐사 계획이 진행될지 의문이다. 우주 산업은 시간과 싸움이다. 성과가 나올 때까지 참고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하다. 막대한 예산을 빌미로 정권마다 바뀌는 사업이 연착륙할 리 만무하다. 화성 착륙과 맞물려 정치 입김에 쉽게 휘둘리는 과학기술 현실을 되짚어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