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2021년 오라클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을 걷어내고 아마존웹서비스(AWS) 오로라 DBMS로 이전한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AWS 리인벤트 2018' 그룹인터뷰에서 만난 장성현 대한항공 정보시스템실장(전무·CIO)은 “오로라 DB로 전환한다”면서 “클라우드 올인(전면전환) 3년차인 2021년 진행을 계획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이달 초 자사 모든 시스템을 AWS 클라우드로 전면전환(올인)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내년 내부시스템 이전을 시작으로 2021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클라우드 올인을 완료한다. 대한항공 웹사이트는 물론 화물 관리, 항공편 제어 시스템, 전사자원관리(ERP) 등 모든 정보기술(IT) 기반을 AWS로 이전한다.
내년 전체 시스템의 17%를 클라우드로 옮긴다. 이후 계획은 아키텍처를 수립하는 단계다. 2020년 대고객서비스 등 60%, 2021년 DB 등 33% 이전도 순차적으로 실시해 올인을 마무리한다. 대한항공은 최근 세일즈포스 등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활용도 확대했다.
대한항공 DB 전환은 예견된 결과다. 대한항공은 현재 오라클 DB를 사용한다. 하지만 오라클 DB는 AWS 클라우드에서 사용할 수 없다. 오라클이 전략적으로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자사 서비스형플랫폼(PaaS) 사용을 제한한다. 대한항공이 클라우드 올인으로 방향을 잡은 상황에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장 CIO는 “개발자 업무환경 개선과 자사 IT 경쟁력 강화를 고려해 DB 교체로 가닥을 잡았다”면서 “DB 성능과 보안, 확장성을 고려한 결정이다. 서비스를 빠르고 편리하게 개발하고 안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로라 DB를 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리전 선택 등 전환 관련 결정은 전적으로 AWS와 LG CNS에 위임했다. 대한항공은 DB는 물론 미들웨어까지 AWS 솔루션을 이용할 계획이다. AWS 데이터레이크 도입도 결정했다. 그동안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을 통해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 대고객 서비스를 강화한다.
대한항공은 클라우드 올인뿐만 아니라 항공사업 전반에 걸쳐 AWS와 협력한다. 지난주 미국 시애틀을 방문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앤디 재시 AWS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베스트 프랙티스'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조 사장은 재시 CEO 초청으로 이번 리인벤트를 참관한다. 28일 열리는 CEO 기조연설을 비롯해 파트너 전시부스와 일부 세션을 둘러볼 예정이다.
두 회사는 항공업계 패러다임 변화에 주력한다. 대한항공이 그동안 쌓아온 항공 데이터, 정비·물류 노하우와 AWS 기술력을 모아 '항공업 베스트 프랙티스'에 도전한다. 양질의 고객 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개인화된 프로모션을 제공하는 등 고객 편의 확대가 주요 목표다.
최근 발생한 AWS 서울리전 장애에도 올인 의지는 변함없었다. 장 CIO는 “이번 장애는 사고 발생에 대한 대비의 필요성과 어떤 준비가 필요할지 고민하게 된 계기”라면서 “앞으로 10년 동안 타사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는 멀티 클라우드 도입 계획은 없다”고 일축했다.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재해복구(DR)는 AWS 미국 리전에 구축한다. DR을 물리적으로 분리해 클라우드 올인 이후 서울리전 등에 문제 발생시 신속 대응체계를 갖춘다. 장애 발생시 두 시간 안에 복구되는 아키텍처를 수립한다.
대한항공이 오로라 DB를 도입하면 최근 공공은 물론 기업 등 국내시장에서 고전 중인 오라클의 시장입지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특히 장 CIO가 오라클에 20년간 몸 담았던 IT 전문가라는 점에서도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라스베이거스(미국)=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