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청소기 시장에서 무선청소기가 유선청소기를 뛰어넘었다. 매년 큰 폭 성장을 거듭하던 무선청소기는 올해 처음 판매량과 판매금액에서 모두 유선청소기를 앞섰다. 삼성전자, LG전자, 다이슨, 일렉트로룩스가 주도하는 프리미엄 무선청소기가 국내 청소기 시장 대세로 확실하게 자리 잡은 모습이다. 그동안 청소기 시장 '박힌 돌'이었던 유선청소기 입지가 좁아졌다는 의미다.
29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올해 1~9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무선청소기 수량은 132만4000대를 기록했다. 국내 청소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5.7%에 달한다. 지난해 무선청소기 점유율은 37.8%(108만대)로 40%대를 넘지 못했다. 2016년 점유율은 27.5%(79만대)였다.
판매금액 면에서 이 차이는 더욱 벌어진다. 1~9월 청소기 시장에서 무선청소기 판매금액 비중은 76.9%에 달한다. 6070억원어치가 팔렸다. 월 평균 674억원어치 물량이 팔려나갔다. 2016년 전체 판매금액은 2172억원, 지난해 전체 판매금액은 4585억원으로 두 배 성장했다. 이미 지난해 전체 금액을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무선청소기 시장은 8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내 시장에서 100만원을 호가하는 프리미엄 무선청소기가 청소기 시장 주류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저렴한 유선청소기보다 비싼 가격에도 편의성이 큰 무선청소기를 선택하는 방향으로 시장 패러다임이 바뀌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성장을 거듭하던 무선청소기 시장이 올해를 기점으로 유선청소기 시장을 추월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의 청소기 패러다임이 유선에서 무선으로 넘어갔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다이슨을 필두로 프리미엄 무선청소기 시장이 개화했다. 삼성전자는 '파워건' LG전자 '코드제로A9' 일렉트로룩스 '퓨어F9'을 내놓으면서 시장을 키웠다. 기업 적극적 마케팅 속에 무선청소기 인지도가 높아지고 편의성이 입소문을 타면서 시장 흐름이 바뀌었다.
무선청소기 성능이 상향평준화된 점도 시장 성장을 견인했다. 그간 무선청소기 약점은 배터리 지속시간과 유선청소기 대비 약간 흡입력 등이 약점으로 꼽혔다. 각 제조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단점을 개선한 신제품을 내놓은 바 있다.
향후 무선청소기가 유선청소기를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다이슨은 올해 초 유선청소기 출시 중단을 선언했다. 업계에서도 무선청소기 시장 전망을 낙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유선 청소기 보조 제품으로 분류되던 무선청소기는 사용성능이 발전하면서 메인 청소기 입지로 올라섰다”면서 “유선청소기가 구현할 수 없는 청소 자유도와 안정화된 성능을 바탕으로 무선청소기 시장이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