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 시장 고점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큰 폭으로 하향조정됐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최근 발간한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 규모를 기존 전망치보다 낮은 4901달러로 예상했다. 지난 8월 보고서에서는 올해(4779달러)보다 5.2% 증가한 5020억달러로 사상 처음 5000억달러를 넘어선다고 내다봤으나 3개월 만에 성장률 전망치를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장악한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61.5%에 이어 올해 33.2% 매출 증가율을 기록한 뒤 내년에는 0.3% 감소한다고 전망했다.

WSTS가 세계 반도체 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지난 6월과 8월 보고서에서는 당초 예상이 지나치게 보수적이었다면서 상향 조정했다.
다만 올해 매출과 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4779억달러와 15.9%로 이전 보고서(4771억달러·15.7%)보다 소폭 올렸다.
WSTS는 보고서에서 “올해는 메모리 부문을 중심으로 대부분 반도체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며 “지역별로도 미주, 유럽, 아시아태평양 등 모든 지역에서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내년 전망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는 매출 증가세가 이어지겠지만 메모리 시장은 올해 엄청난 성장에 이어 소폭 역성장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최근 2년간 슈퍼 호황을 누렸기 때문에 내년에 소폭 감소하더라도 사실상 호황”이라며 “고가 제품을 중심으로 새로운 수요가 계속 창출되고 있어 또다시 상승곡선을 그릴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